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미국 망명을 희망한다는 보도에 관해 미 국무부가 "내부 지침에 따라 답변을 할 수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4일(현지시간) 조 대사대리의 미국 망명 신청 여부에 관해 "신변 안전이나 재산 보호,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것으로 판단되는 사건과 쟁점에 대한 언론과의 소통을 제한하는 내부 지침에 따라 답변을 할 수 없다"고 전했다.
앞서 이탈리아 최대 유력 일간지인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같은 날 이탈리아 외교관의 말을 인용해 “조 대사대리가 우리 정보국에 경호와 지원을 요청했으며 미국에 망명 요청을 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해당 외교관에 따르면 조 대사대리가 북한대사관을 이탈한 직후 이탈리아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후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에게 이 사건이 보고가 됐고, 총리는 그의 보호를 위해 어떤 정보도 새나가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알려졌다.
이유에 관해 해당 외교관은 "조 대사대리가 도움을 요청한 직후부터 공조에 나선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철저하게 보안 유지를 당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RFA와 인터뷰에서 "망명 문제는 인권 문제인 만큼 미국 정부가 조 대리대사의 망명 신청을 거부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북한 관료인 조 대리대사의 경우 미국에서 그를 받아주기 전에 그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많을 것이며, 그의 망명 배경과 진정한 의도를 파악하는 데까지 긴 시간과 많은 절차가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이밖에도 힐 전 차관보는 이번 조 대리대사의 잠적 및 망명설이 북미 또는 남북회담에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민감한 사안일 수는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