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방문한 중국 동인당 제약사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방문한 중국 동인당 제약사는?

기사승인 2019-01-11 06:24:29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맘 9일 오전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 내의 중약(한국의 한약에 해당) 제조업체인 동인당(同仁堂, 통런탕) 공장을 방문, 중약제약과 동인당 제약사에 대한 관심이 새삼 높아지고 있다. 김 위원장의 이 회사 방문은 4차 방중 기간 중 유일한 산업경제와 관련한 현장 방문 일정이었다.

 

중국 통런당(동인당) 제약사 전경.                                                                                    씨와이(주) 제공

통런당(사진)은 중국 대표 중약(中藥) 제약사다. 청나라 강희제 때인 1669년 창립, 35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현재는 2개의 상장회사 및 600여개의 체인점을 보유한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중국 관광 한국인들에게는‘동인당 우황청심환’ 제조 및 판매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우황청심환 외에도 안궁우황환, 대활락환 등 중국에서 ‘10대 명약’으로 꼽히는 의약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중국 50대 제약사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는 통런당은 매출액 또한 최대 규모다. 2015년도 기준 연간 매출액이 108억 위안(약 1조 7800억 원)이며, 해마다 10% 수준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통런당은 중국 국가 소유의 제약회사로 중의학 및 중약의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주력하며 성장해왔다. 1980년대 중국의 개방 정책이 시작되고 서구 의약품이 보편화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중의약 제조비법에 현대산업의 표준화와 대량생산 시스템을 접목하는데 성공했으며, 이를 통해 중약 제약의 난제였던 품질 표준화와 생산성을 해결하면서 제약기업으로 도약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들어 중의약 산업 육성에 더욱 적극적이다. 2016년 2월 발표된 중의약 산업 육성 방안에서는 2030년까지 중국 전체 의약품산업에서 중의약이 차지하는 비중을 3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1993년 홍콩에 해외 1호점을 신설한 것에 이어 최근 들어 네덜란드의 생약판매 체인을 인수, 직접 운영에 나서고 스위스에 중의약 R&D 센터를 개관하는 등 세계화를 적극 도모 중이다. 해외 소비자가 자사 제조 의약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해외 직구 사이트도 별도로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북한의 한의학인 고려의학을 통해 의료서비스 질 향상과 함께 경제 성장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고려의학이 1차의료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제약공장들과 의료기구 공장들을 현대화하고 의료기관들의 면모를 일신해 의료봉사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몇 년간 한약 증산운동을 벌여 한약재 농장을 다수 구축해 두고 있으며, 생산된 한약재는 주요 수출품목으로 성장했다.

 

국내 한의학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이번 동인당 시찰의 의미를 북한 자국 내 제약과 의료수준을 높이기 위한 행보의 연장선으로 풀이하고 있다.

 

국내 한의약 연구개발기업 ㈜씨와이 윤영희 대표는 11일 “현재 북한의 원료 한약재 산업이 과거와 달리 국가 주도로 운영되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개성 인삼 등 일부 품목은 이미 세계적인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인당 시찰은 이미 성공적으로 안착한 원료 한약재 가공산업을 넘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제약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고 풀이했다.

 

우리나라의 한약산업 역시 개발의 여지가 많기는 북한의 사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수준 높은 한의약 관련 인적자원과 풍부한 전통자산 등의 저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통런당을 포함한 중국의 제약사들 만큼 대형 한약 제조 및 판매 기업이 드문 것이 현실이다. 세계 전통의약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중국과 일본, 대만 등 주요 경쟁국에 밀리고 있는 배경이다.

 

국내 한의약계는 김 위원장의 중국 통런당 방문을 계기로 한약산업 쪽에서도 남북교류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면 세계 전통의약 시장에서 남북한이 동시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윤영희 ㈜씨와이 대표는 “한의약은 세계 전통의학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산업화 측면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며, “앞으로 빠른 시일 내 북한과의 한약산업 교류 활성화를 통해 세계 의약시장에서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기수 기자 elgis.le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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