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한국판 CES’…DDP에는 놀라움·아쉬움 공존

막 내린 ‘한국판 CES’…DDP에는 놀라움·아쉬움 공존

기사승인 2019-02-01 00:30:00

지난 29일부터 31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한국 전자IT 산업 융합 전시회’가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는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19’의 한국판 격이다.

행사 첫 날부터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면서 화제가 됐다. 이날 그는 “직접 혁신을 보고 듣고 싶어 이곳에 왔다”며 “전 세계 165개국 4600여 기업이 출품한 전자·IT·가전 혁신제품 중 우리 제품들이 대단한 호평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대기업·중견기업과 중소벤처기업·스타트업·대학 등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전시된 제품들을 둘러보고 직접 시연해보며 ‘굉장하다’ ‘상상의 끝’이라고 감탄했다. 이외에도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김수현 정책실장 등도 참석하면서 이 자리의 중요성을 드러냈다. 

다만 이번 행사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일부 언론과 업계에서는 급작스럽게 마련된 전시회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해당 전시회의 준비 기간은 단 6일이었다. 대다수 기업이 급하게 부스를 마련했고, CES에서 전시했던 제품들이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몇몇 중소기업들은 대기업들보다 행사 일정을 늦게 통보받아, 더욱 촉박하게 준비하기도 했다. 홍보 역시 부족해 많은 관람객이 방문하지 못했다. 

행사장 규모를 지적한 목소리도 나왔다. 행사가 열린 DDP 알림 1관은 전체 면적이 2992㎡다. 이는 삼성전자가 CES에서 마련한 부스 하나(3368㎡)보다 작은 크기다. 비교적 작은 행사장에 40개 이상의 기업이 자리하면서 전시 내용을 대폭 줄일 수밖에 없었다. 관람객 수에 비해 행사장이 꽉 찬 느낌을 줄 정도였다. 이에 삼성전자는 물론 LG전자, SK텔레콤, 네이버 등은 한정된 공간에서 신제품·신기술을 선보여야 했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LG전자의 ‘롤러블TV’가 하루 만에 사라진 점도 관람객의 빈축을 샀다. 행사장 관계자에 따르면 예정된 일정으로 해당 제품은 해외 전시회로 보내졌다.

반면 현장을 찾은 관람객 사이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꽤 있었다. 국내 기업의 첨단 기술을 눈앞에서 무료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는 “이번 전시회가 우리 기업들의 혁신 기술과 제품을 국민에게 공개해 직접 보고 체험함으로써 혁신성장을 모색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시장을 찾은 한 관람객은 “미국에 가지 않으면 볼 수 없었던 기술들을 서울에서 볼 수 있어 신기했다”며 “아쉬운 점도 있지만 재밌는 시간이었다”고 이야기했다. LG전자의 ‘투명 OLED 사이니지’, 네이버의 로봇팔 ‘엠비덱스’ 등도 눈길을 끌었지만 압권은 삼성전자의 마이크로LED TV ‘더 월’이었다. 압도적인 크기에 관람객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들에게 우리 기업의 신제품·신기술을 보여준다는 취지는 좋았던 것 같다”면서도 “다만 졸속으로 진행하기보다는 일정을 늦추더라도 ‘한국판 CES’라는 이름에 걸맞은 준비가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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