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을 때 발바닥이 엄청나게 아픈 질환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축구나 농구, 조깅이나 등산을 하다가 갑작스레 발꿈치를 타고 전기에 감전된 듯 엄청난 통증을 느끼는 경우, 또는 침대에 누워있다가 일어나 발을 땅에 딛는 순간 뒤꿈치에서 찌릿 하고 전기가 오는 듯한 느낌을 경험했다면 반드시 이 질환을 한 번쯤 의심해봐야 한다.
다름 아니라 ‘족저근막염’ 얘기다. 족저근막은 엄지발가락을 위로 들어 올렸을 때 발바닥 쪽에 튀어나오는 부위를 가리킨다. 발 뒤꿈치와 연결되어 발의 아치 모양을 유지시켜주고 보행 시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족저근막염은 이 족저근막에 손상과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많은 사람들이 생소하게 여기지만 생각보다 적잖은 성인들이 이 병에 걸려 고통을 호소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족저근막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무려 22만여 명에 이른다.
족저근막염이 생기면 초기엔 가만히 누워있거나 앉아있을 때는 느끼지 못하다 땅에 발을 디디는 순간 큰 통증을 느끼는 정도다. 하지만 여기서 더 발전해 중기, 나아가 말기 단계에 이르면 서 있지 못할 정도로 발바닥 통증이 심해진다. 무엇이든 발바닥에 닿기만 해도 큰 고통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족저근막염은 대개 무리하게 발을 사용한 탓으로 발생한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많은 양의 운동을 한 경우, 장거리 마라톤 또는 조깅을 한 후, 배구 에어로빅 농구 등과 같이 딱딱한 바닥에서 발바닥에 충격을 많이 가하는 운동을 한 경우, 너무 딱딱하거나 쿠션이 없는 구두를 장시간 신은 경우 등 비정상적인 부하가 족저근막에 가해지는 조건이 주어졌을 때 발생한다.
따라서 족저근막염 발생을 특히 주의해야 하는 사람은 다음과 같다. 바로 ①편평족(평발) 또는 요족인 경우 ②임산부 또는 과체중인 경우 ③당뇨 환자 ④40대 이상 여성 등이다.
①편평족(평발) 또는 요족인 경우
평발은 구조적으로 발바닥의 아치가 정상보다 낮고, 요족은 이와 반대로 발바닥 아치가 정상보다 높은 경우를 말한다. 평발은 발바닥 밑의 조직들이 늘어져 있는 상태이다. 갑자기 운동을 하게 되는 경우 힘줄과 족저근막 전체에 무리가 올 수 있다. 반대로 발바닥의 아치가 높은(요족) 사람은 족저근막이 늘 긴장 상태에 있어 무리가 따른다. 족저근막이 항상 당겨져 있기 때문에 뒤꿈치에 무리를 줄 수 있다.
②임산부 또는 과체중인 경우
임신으로 인해 급격하게 체중이 증가한 임산부나 과체중자도 족저근막에 무리가 오기 쉽다. 뒤꿈치에 가해지는 압력이 일정하지 않거나 발에 하중이 많이 실리기 때문이다.
③당뇨 환자
당뇨 그 자체가 만성 염증질환의 일종이다. 사실 당뇨 환자는 적은 염증 반응에도 치명적인 합병증이 동반되기 쉬운 상태라 더 주의가 필요하다. 족저근막염도 일반인들보다 쉽게 발생하며, 증상도 쉽게 악화된다.
④40대 이상 여성
40대 이후에는 신체의 조직들이 노화 과정에 접어들기 시작하는 시기다. 발바닥도 지방층이 얇아지는 변화가 일어난다. 특히 여성은 발을 옥죄는 하이힐을 신는 경우가 많은데다가 출산 이후 근육이 위축된 상태로 집안일을 하는 과정에서 족저근막에 무리한 자극을 주는 경우가 많다.
발질환 전문가라면 대개 육안으로 통증을 느끼는 발바닥 부위를 확인해 보는 것으로 발병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다. 초음파 검사를 통해 족저근막의 두께를 확인해보는 방법도 있다.
족저근막염이 확인되면 증상에 따라 소염제 투여 등 약물요법과 보조기 또는 야간 부목 착용, 물리 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등으로 해소 대책을 세워준다. 다른 질환도 그렇지만, 족저근막염 역시 발병초기 조기 진단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야 치료가 쉽다.
◇족저근막염 자가진단법
1. 발 안쪽 또는 발 뒤꿈치 뼈 부위를 누르면 통증이 있다.
2. 아침에 일어나 발을 내디딜 때 통증이 발생한다.
3. 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구부렸을 때 통증이 나타난다.
4. 발뒤꿈치를 들고 서면, 통증이 증가한다.
5. 가만히 있을 때는 통증이 없다가 움직이면 통증이 발생하고 점차 통증이 감소한다.
◇족저근막염 예방수칙.
1.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무리한 운동을 피한다.
2. 통증이 있는 경우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얼음이나 물수건으로 냉찜질을 해준다.
3. ‘까치발 들기 스트레칭’으로 족저근막과 아킬레스건을 이완해준다.
4. 발바닥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해주는 쿠션 신발을 착용한다.
5. 하이힐을 신어야 하는 경우, 틈날 때마다 벗는다.
정리- 이기수 기자 elgi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