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키키 하우스가 다시 문을 열었다. 시즌1에서 받았던 의외의 호평이 시즌2 제작으로 이어졌다. 이창민 PD와 김기호 작가 등 제작진 역시 시즌1 그대로다. 문제는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여섯 멤버 중 이이경을 제외한 다섯 명이 새 멤버로 채워졌다는 것. 이들이 시즌1에서 보여준 웃음을 재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지난 25일 첫 방송된 ‘으라차차 와이키키 2’는 세 고등학교 동창 이준기(이이경), 차우식(김선호), 국기봉(신현수)의 캐릭터를 소개하고 그들 앞에 첫사랑 한수연(문가영)이 나타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란 전체 콘셉트를 설명했다. 돈이 없어 게스트하우스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이들에게 운석이 떨어지는 황당한 설정이나 액션 연기를 하다가 소화기를 잘못 써서 눈이 안 보이게 되는 자극적인 전개로 시즌2의 문을 열었다.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줬다. ‘으라차차 와이키키’ 시즌2는 시즌1을 즐겨봤던 시청자들의 기억을 되살리는 데 집중했고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 와이키키 하우스에서 청춘들은 여전히 돈과 미래가 없는 삶을 웃음과 패기로 버티고 있었다. 예상치 못한 사건 사고에 휘말리며 엉뚱한 방향과 리액션이 쉴새 없이 터져나오며 특유의 어이없는 웃음을 유발하는 것도 시즌1 그대로였다. 새 출연자들은 마치 원래부터 그곳에 있었다는 듯 뻔뻔하게 드러누워 있었다. 이전 출연자들의 공백은 게스트하우스를 떠나 성공한 모습으로 짧게 보여줬다. 모든 게 원래대로 돌아온 건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도 크게 변한 게 없다는 인상을 줬다.
시즌1과 시즌2의 연결고리는 배우 이이경이다. 시즌1 출연 당시 “스태프들이 유작이냐”고 했을 정도로 몸 사리지 않는 코믹 연기를 보여줬던 그다. 시즌2에서도 이이경은 남아 있는 연기 혼을 모두 불태울 생각처럼 보인다. 이전보다 더 자유롭게 활보하고 얼굴 근육을 최대한 활용하며 연기한다. 그의 한껏 과장된 표현 방식에 김선호, 신현수도 자연스럽게 융화되어 갔다. 시즌1에서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아 결정적인 웃음 폭탄을 터뜨리는 것이 이이경의 역할이었다면, 이번엔 앞장서서 다른 멤버들을 이끌고 가는 성숙한 주장이 시즌2에서의 포지션으로 읽힌다.
불안요소는 있다. 새로운 멤버들이 ‘으라차차 와이키키’ 특유의 분위기에 얼마나 적응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첫 회에선 배우들 각자 코미디를 소화하는 방식이 달라 조화를 이루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방송 직후 온라인에선 시즌1에 출연한 배우 김정현, 정인선을 다시 보고 싶다는 반응이 나왔다. 안소희는 생각보다 자연스럽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으라차차 와이키키’처럼 자극적인 코미디를 앞으로 얼마나 잘 소화할 수 있을지 믿음을 주지 못했다. 다만 안소희, 문가영, 김예원 등 여성 캐릭터들이 본격적으로 활약을 시작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여섯 명이 모두 모였을 때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만약 시즌1 제작진과 멤버들이 그대로 나왔다면, 더 새롭고 재밌는 걸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에 시달릴 수 있었다. 새로 투입된 배우들이 원년 멤버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울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만의 호흡이 맞아들어가면 전에 없던 ‘으라차차 와이키키’의 코믹함을 재창조할 수 있지 않을까. ‘으라차차 와이키키 2’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9시30분 방송된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 사진=JTBC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