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올해 공공·금융 클라우드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사실상 국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업의 본격 경쟁을 선언했다. 네이버는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서 그 역량으로 해외로도 진출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지난 18일 춘천 데이터센터 '각(閣)'에서 진행한 제8회 테크포럼에서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을 위해 지금까지 상품 및 기술 경쟁력을 높이며 체급을 올리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부터는 사업을 강화하며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조사 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90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2조 3000억원, 2022년 3조7000억원 등 연평균 19%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1~2위 업체인 AWS와 MS의 시장 점유율이 8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네이버가 미국 공룡IT기업들과 전면전을 선포한 셈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민감한 개인정보를 담고 있다는 이유로 클라우드 활용이 제한적이었던 공공·금융 분야의 관련 규제가 풀리면서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한상영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클라우드 서비스 리더는 "공공·금융 클라우드 시장이 개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글로벌 사업자의 국내 진출이 본격화되는 상황"이라며 "시장 상황이 글로벌 사업자의 격전지가 됐다"고 말했다.
NBP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한 지 만 2년으로 후발주자이지만, AWS와 MS 등 해외 업체와 달리 국내에 자체 구축한 데이터센터를 갖추고 기술지원 및 고객 대응 등도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우선 공공기관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위해 전용 포털을 따로 운영하며 심의 요건을 충족했고, 공공기관용 상품 10종을 동시 출시하는 등 채비를 마쳤다.
금융 시장 공략을 위해 코스콤과 '금융 특화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하고 상반기 내 여의도에 '금융 클라우드 존'을 마련할 계획이다. 오는 8월에는 금융위원회의 이용 가이드라인을 만족하는 금융 특화 클라우드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NBP는 그간 국내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해외 진출의 기회를 엿볼 방침이다. 이미 해외에 6개 리전을 구축하고 전용회선을 연결했다.
박원기 NBP 대표는 "공공·금융 분야에서 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해 클라우드 시장을 지킬 것"이라며 "그 역량을 갖고 해외로 나가는 것도 모색하는 한 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