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손학규 당대표는 22일 국회 본청 215호에서 열린 제88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세분 최고위원은 오늘도 안 나오셨고, 권은희 최고위원은 몸이 안 좋아서 회관에는 와있는데 최고위에 참석하기 힘들다고 한다. 여러분들께서 널리 양해해주시기 바란다. 오늘 의결사항은 없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겠다”며 “당의 내홍이 계속되고 있다. 당의 대표로서 다시 한 번 당원과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 저는 대표직에 연연하지 않는다. 바른미래당이 제대로 살아야 중도개혁과 정치통합의 길이 열리고, 그래서 대한민국의 정치가 발전하리라고 하는 믿음 하나 때문에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저는 그 믿음 하나로 많은 사람이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바른미래당의 대표에 나섰고, 또 그 믿음으로 당원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들이 선택을 해주셨기 때문에 대표로 당선될 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제3의 길, 중도통합의 길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87년 체제 이후 30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대한민국 정치는 승자독식 양당제에 가로막혀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정치는 이념의 극한대립과 권력다툼의 장이 되어왔을 뿐이다. 진정으로 국민의 민생을 우선으로 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나라를 위한 정치는 부재했다는 것이 국민들의 생각이다. 그러나 위대한 우리 국민은 위기 때마다 정치의 변화를 가장 먼저 추동해왔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양당정치를 단호히 거부하고, 다당제의 소중한 싹을 틔워주신 것이 바로 우리 국민이다. 다당제와 중도개혁의 길을 지켜나갈 바른미래당의 의무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우리 국민은 거대 양당의 이념정치와 구태정치에 지칠 대로 지켰다. 제3의 길을 찾아 새로운 정치를 펼쳐나가기를 열망하고 있다”고 발언을 이어갔다.
이어 “그러기에 바른미래당이 중도통합의 길을 지켜야 한다. 이념과 정략을 떠나 오직 민생만을 위한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제3세력의 존재가 내년 총선에서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 분명하다. 30여년 동안 계속되어온 거대양당제의 정치구도가 중도통합 정당 바른미래당에 의해 종언을 고하게 될 것이다. 제3세력에 의해 정치의 구조가 개혁되고 민주주의가 발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대표는 “총선이 이제 1년도 남지 않았다. 내년 총선 걱정에 다 이해한다. 그러나 지금 적대적 공생관계인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행태를 보시라. 이 두 정당, 내년에 반드시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경제실패, 안보실패, 인사실패, 사회통합 실패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면할 길이 없다. 또한 국회의원과 당직자들이 역사를 거부하는 막말을 하고, 당의 대표가 장외집회에 나가서 대통령을 김정은 대변인이라고 막말하는 자유한국당, 국민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할 것”이라며 “수십 년 간 총선을 봤지만, 단 한 번도 예상대로 결과가 나온 적이 없다. 항상 이변의 역사였다. 내년에는 역사상 가장 놀라운 결과가 나올 것이다. 국민을 믿어야 한다. 자신의 정치적 미래만 계산하는 정치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진정성을 보여준다면 국민들은 언제든 바른미래당을 지지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다시 한 번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지금은 분열할 때가 아니라 단결할 때이다. 싸울 때가 아니라 서로 격려할 때이다. 차이를 말할 때가 아니라 함께 하는 이유를 말할 때이다. 그렇게 중요한 역사적 사명을 가진 바른미래당이 이제 와서 다른 당과 통합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쪽에서는 자유한국당과 보수통합을 해서 민주당과 일대일로 맞서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분들이 분명히 있다. 그걸 손학규가 막고 있으니, 손학규를 내몰아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지금 자유한국당의 수구적이고 퇴행적인 모습을 보면서도 그런 주장을 하는 이유는 나라 걱정은 없고, 오로지 자신의 당선만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당선이 되는 것이 아니다. 탄핵에 대한 반성은 고사하고, 수십 년 전으로 돌아간 시대착오적인 자유한국당과 무슨 보수통합을 하겠다고 이런 얘기를 하는가? 개혁보수를 하겠다고 새누리당을 나온 분들이 그때보다 훨씬 더 퇴행적인 자유한국당과 손잡을 수 있는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다른 한쪽에서는 자칫 호남당으로 의심받을만한 제3지대 통합을 주장하는 분들도 계신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제가 분명히 말씀드리는 것은 지금은 우리가 중심을 잡고, 바른미래당이 제3의 길로 나가서 새로운 정치의 중심이 되는 것, 이것이 중요하다. 우리 자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우리 자신이 중심이 되어서 중심을 키워나가는 것, 이것이 바로 수처작주(隨處作主)의 길이다. 나라의 미래도 걱정 안하고, 당의 미래도 걱정 안하고, 오직 자기의 미래만을 걱정하는, 이것은 아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우리가 갈 길은 개혁적인 중도정당이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흔들림 없이 우리의 길을 가야 한다. 손학규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바른 미래를 위해서 중심을 잡으려고 하는 것이다. 지금부터 제3세력이 결집하기 위한 새로운 장으로서 바른미래당을 만들어가야 한다. 지역과 이념의 대립을 넘어 통합된 나라를 만들기 위해 탄생한 바른미래당만이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당원동지 여러분께서도 동요하지 마시고, 지도부를 믿어주시라. 저도 조속히 당무를 정상화하여 총선 대비체제로 당을 이끌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