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15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제조업이 아닌 IT 기업으로선 최초로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된 사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2019년도 대기업집단 현황’을 발표하면서 카카오와 HDC를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새로이 편입했다. 자산총액이 10조원을 넘으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5조원을 넘으면 ‘준대기업집단'인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분류된다.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카카오는 자산총액 10조603억원, 계열사 71개를 기록했다. 자산 순위는 재계 32위지만, 계열사 수는 SK(111개)와 롯데(95개), 엘지·한화·CJ(이상 75개)에 이어 6번 째로 많다.

벤처로 시작한 순수 IT회사가 대기업집단에 속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카오는 2016년 5월 자산이 5조원을 넘기면서 대기업집단에 포함됐으나 분류 기준이 바뀌면서 지금까지 준대기업집단에 머물렀다.

이후 카카오는 계열사 인수 등을 통해 급격히 자산이 늘었다. 그 결과 지난해  계열사에 대한 현물출자 및 주식 취득 등이 자산총액에 반영되면서 기준선인 10조원을 넘어섰다. 준대기업으로 지정된 지 3년 만에 몸집이 두 배로 불어난 것이다.

카카오는 이번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으로 상호출자금지·순환출자금지·채무보증금지·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 규제를 추가로 적용받게 된다. 그러나 이미 경영 투명성이 충분히 확보돼있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게 카카오 측의 설명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 후에도 기존과 동일하게 투명한 경영을 이어 나갈 것"이라며 "국내 IT산업의 발전을 위한 투자 및 생태계 마련에 힘쓰며 사회적 의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네이버와 넥슨 등이 매출액이나 시가총액 면에서 카카오보다 훨씬 크지만, 이들은 해외 자산 비중 등을 이유로 준대기업에 머물러 있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