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부문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화웨이 배제’ 움직임에 반사이익을 얻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1.7%다. 경쟁사인 중국 화웨이는 17.9%로 격차가 4%포인트 이내로 좁혀졌다.
영업이익도 크게 줄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31억1600만달러에서 올해 1분기 17억3000만달러로 약 절반가량 감소했다.
특히 올 상반기 선보일 예정이던 폴더블폰 ‘갤럭시폴드’도 스크린 결함 문제로 출시가 미뤄진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2일 갤럭시폴드 출시 연기를 공식화했다.
미국 최대 가전제품 소매 체인 베스트바이는 지난 23일(현지시간) 고객들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삼성이 갤럭시폴드의 새로운 출시일을 알려주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고객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기 때문에 현재 갤럭시폴드의 모든 구매 예약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팎으로 모바일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의 화웨이 거래제한 조치가 돌파구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해당 조치 이후 화웨이는 글로벌 기술 기준을 세우는 여러 단체와의 관계가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닛케이아시안리뷰는 무선 기술의 기준을 정하는 와이파이 연맹(Wi-Fi Alliance)은 화웨이의 참여를 잠정적으로 제한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반도체 분야의 국제표준화기구인 JEDEC 또한 미국 정부의 제재가 풀릴 때까지 화웨이의 회원 자격을 박탈한다고 공표했다. 아울러 화웨이는 SD 메모리카드의 업계 기준을 결정하는 SD 협회에서도 배제당했다.
국제기준 설립 단체는 각 기업이 자사에 유리한 쪽으로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화웨이처럼 국제기준 설립단체에서 배제될 경우 향후 기준 발전에 관여할 수 없다. 화웨이가 향후 사업 확장에 있어 불리해질 수 있다고 보는 이유다.
미국 상원은 한술 더 떠 지난 22일 5G(5세대 통신망)에 화웨이와 ZTE 장비·서비스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까지 발의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은 유럽, 남미, 아시아 등 해외에서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기세를 몰아 삼성전자는 점유율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싱가포르 법인은 오는 31일까지 P시리즈, 메이트 시리즈 등 화웨이 스마트폰을 반납하고 ‘갤럭시S10’ 시리즈를 사는 고객에게 보상금 200싱가포르달러(약 17만3000원)를 추가로 지급한다.
하반기 기대작 ‘갤럭시노트10’도 점유율 향상에 기여할 전망이다. 폰아레나에 따르면 갤럭시노트10은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가, 후면에는 쿼드(4개) 카메라가 각각 장착된다.
또한 갤럭시노트10은 일반과 프로 모델로 구분될 것으로 알려졌다. 각각 LTE와 5G 전용으로 나눠 나올 예정이다. 배터리는 일반 모델이 4300mAh, 프로는 4500mAh가 각각 탑재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5G폰과 폴더블폰 등에 힘입어 스마트폰 시장 침체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화웨이 배제가 국내 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각 기업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는 만큼 한쪽으로 단정할 수 없다.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