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유튜브 공동방송인 ‘홍카레오’에서 10가지 주제에 대해 자유토론을 벌였다.
유 이사장과 홍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한 스튜디오에서 100분 가량 토론 배틀을 벌였다. 녹화된 공동방송은 오후 11시께 두 사람의 유튜브 계정 ‘유시민의 알릴레오’와 ‘TV홍카콜라’에 각각 게재됐다. 공동방송 이름은 ‘홍카레오’로 두 유튜브 계정의 이름을 조합한 것이다.
이날 토론은 ▲ 보수와 진보 ▲ 한반도 안보 ▲ 리더십 ▲ 패스트트랙 ▲ 정치 ▲ 민생경제 ▲ 양극화 ▲ 갈등과 분열 ▲ 뉴스메이커 ▲ 노동개혁 등 10가지를 주제로 진행됐다.
특히 두 사람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상반된 해법을 내놨다.
유 이사장은 “체제 안전이 다른 방법으로 보장된다면 굳이 북한이 핵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본다. 지금도 북한의 권력층을 완전 비이성적이고 괴물같은 집단으로 보면 해법이 없다”며 “거기도 나름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이다. 거래의 조건이 맞냐 안 맞냐, 한 쪽은 많이 요구하는 거고 우리쪽은 좀 덜 주고 하려는 거고 그 문제만 있는게 아닌가 그렇게 본다”고 주장했다.
다만 유 이사장은 “북한 체제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내부의 개혁은 북한 인민들이 할 문제”라면서도 “문명적 기준으로 보면 저런 체제가 오래 가면 안 된다고 저도 생각한다. 체제 안전을 보장한다는게 영속적 봉건적 체제를 보장해주자는 건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홍 전 대표는 “북핵을 만들고 탄도미사일을 만든 것은 적화 통일하겠다는 것이다. 남침통일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핵을 포기하는 순간 김정은 체제는 바로 무너진다. 북은 핵을 절대 포기 안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핵균형을 한 다음 핵 군축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핵이라는 무기는 군사학적으로 보면 비대칭 무기다. 핵은 가진 나라와 핵을 가지지 않은 나라 간 전쟁 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고 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오른 선거제 개혁안에 대해서도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선거제 개혁안의 골자인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유 이사장은 “좋은 정치는 시민들의 다양한 정치적 소망과 요구가 있는 그대로 반영되고 실현되는 정치”라며 “지금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득표율은 합쳐봤자 75~85%밖에 안 되는데 의석은 90% 넘게 가져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기면 집권당, 지면 제1야당이니깐 평생 망할 일이 없으니깐 시민들의 정치적 요구는 계속 다양해지는데 정치는 두개의 거대한 정당으로 쪼개져서 서로 죽기 살기로 싸우고 혐오감과 적대감을 조장하는 정치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들의 정당과 정책노선에 대한 지지가 어느정도 국회의원의 점유비로 반영이 되는 선거제도를 하는 게 좋다. 이게 연동형비례대표제”라고 강조했다.
반면 홍 전 대표는 “군소정당을 위한 제도이지 민의에 부합하는 제도는 아니다. 지금 투표제도로는 지역구 대표를 뽑을 수 있고, 정당 지지율 투표로 정당 비례대표도 뽑는다”며 “미국의 양당제도는 수백년이 됐지만 가장 안정적이다. 다당제로 이합집산하는 것보다는 양당제가 안정적”이라고 응수했다.
또한 그는 “패스트트랙에 공수처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 올라가 있는 것도 잘못”이라며 “검찰의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만 확보해주면 되는데, 검찰을 충견처럼 부리다 그 위에 하나 또 만들겠다는 것은 안 된다”고 했다.
이날 두 사람의 향후 거취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됐다.
유 이사장의 정계 복귀과 관련해 홍 전 대표는 “내 보기에는 100% 들어온다”고 했다. 유 이사장이 “그런 일은 절대 없다”고 부인하자 홍 전 대표가 “절대는 스님 담뱃대”라고 받아쳤다.
홍 전 대표는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저는 패전투수가 돼서 불펜에 들어와 있다”면서도 “주전 투수가 잘하면 불펜 투수가 등장할 일이 없지만, 못 하면 불펜에서 또 투수를 찾아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유 이사장은 대선후보에 대해 “보통 여당은 대선후보 경선을 하게되면 6룡, 7룡, 9룡까지 가지 않나.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말까지 괜찮다고 하면 숫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민주당은 현재로서는 (출마)의사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10여명 정도이다. 저는 (민주당)당원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전 대표에게 “모서리를 조금만 다듬었으면 좋겠다”며 “불펜이 아니라 관중석으로 올라와서 저하고 낚시도 다니고 그러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엄예림 기자 yerimuh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