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가 "한국 아빠들도 자유롭게 육아휴직을 쓰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14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스웨덴을 국빈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는 스톡홀름 훔레고든 공원에서 이른바 '라테파파'들과 육아휴직과 남성도 육아를 할 수 있는 사회 제도와 인식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고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라테파파는 스웨덴의 육아휴직 남성들을 일컫는 말이다. 한 손으로 유모차를 밀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커피를 들고 다니는 아버지들의 모습을 일컫는 '라테파파'라는 말은 스웨덴의 육아휴직 제도가 남녀를 가리지 않고 보편화돼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김 여사는 "오늘 공원의 놀이터를 둘러보니 스웨덴의 아빠들이 육아에서 엑스트라가 아닌, 공동주연이라는 것을 알겠다"라며 "흔히 육아는 전쟁이라고 표현하지만 라테파파들은 그 전쟁이 얼마나 큰 보람과 기쁨을 주는지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순방 전 육아휴직 중인 아빠들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고 말한 김 여사는 "간담회에 함께 한 스웨덴 라테파파 요한 페르손 씨는 스웨덴의 사회나 직장에서는 아빠 육아휴직이 당연하며, 육아휴직 비율이 75%라고 했다"며 "75%의 남성들이 가정에서 자신의 자리를 갖는다는 것은 75%의 여성들이 사회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75% 남성들이 행복한 가정의 구성원이 된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각 가정의 행복은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이 된다는 점에서 이 숫자는 전세계 모든 나라에서 더 커져야 할 숫자"라고 말한 김 여사는 "스웨덴에서는 480일의 육아휴직 기간 중 오직 아빠만 사용할 수 있는 90일이 있고,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된다. 이는 아빠와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보장하려는 공동체의 소중한 노력으로 너무나 소중한 제도"라고 말했다.
또 김 여사는 "아이는 엄마와 아빠가, 그리고 국가가 함께 키워야 한다. 아빠도 아이들에게서 사랑받아야 하며 아이들을 양육하며 성장할 기회를 아빠도 가져야 한다"며 "우리도 내 아들이 손자를 키우기 위해 직장 육아휴직을 쓰는 것에 대해 자유롭게 호응하는 사회를 만드는 게 바람"이라고 밝혔다.
간담회 직후 육아휴직 남성들은 아이들을 유모차에 태워 김 여사와 함께 산책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는 스웨덴 라테파파 저자 김건씨가 사회를 봤으며 스웨덴에 이주한 이정하 씨, 한국인 여성과 결혼한 라쉬 룬드크비스트 씨, 삼성전자 현지법인에 근무 중인 밀라드 탈레비안 씨, 육아휴직 11개월을 신청한 크리스토페르 블리드베리 씨, 공무원 육아휴직자인 리카드 엥스트뤔 씨, 아내보다 더 긴 육아휴직을 사용한 필립 스반벨트 씨가 자리에 함께했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