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뇌파 측정으로 치매 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인체항노화표준연구원과 공동연구를 통해 전전두엽 뇌파 측정으로 치매 위험군을 선별해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한의학연은 이번 연구가 밴드형 전전두엽 뇌파 측정만으로 치매 위험군 선별이 가능함을 밝힌 최초의 보고라고 밝혔다. 기존 기술과 달리 특별한 준비 과정 없이 치매 선별검사지(MMSE) 수준의 선별이 가능하다. 지난 2017년과 2018년 의령군 복지사업인 ‘뇌노화지도구축사업’의 검진 결과를 분석한 연구소 국제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지난 18일 게재됐다.
현재 치매 정밀진단에 사용되는 서울신경심리검사총집(SNSB) 등 설문에는 2시간 가량 소요된다. 추가로 원인질환 분석을 위해 자기공명영상장치(MRI)·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뇌척수액(CSF) 등 고비용의 검사도 필요하다. 전국의 치매안심센터에서는 우선 치매 위험군 선별을 위해 값싸고 빠른 설문 도구인 치매선별검사(MMSE)를 활용하고 있지만 검사 문항이 단순해서 발생하는 학습효과로 반복 검사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뇌파를 활용한 치매 진단 방법에 주목했다. 뇌파를 활용한 진단은 비침습적이고 학습효과가 없으며 인체에 해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정확한 측정을 위해 번거롭고 긴 준비시간이 필요하다. 또 까다로운 측정 환경·분석 기술의 복잡함 등으로 뇌파를 활용한 평가 기술을 임상현장에 적용하는 건 시기상조로 인식돼왔다.
연구팀은 밴드 형태의 뇌파측정기기를 이용해 이마에 부착된 전극에서 측정된 뇌파 신호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인지기능을 평가하고 치매 위험군을 선별해 낼 수 있음을 밝혔다. 500여명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휴지기 전전두엽 뇌파를 분석한 결과 MMSE와 높은 상관성을 확인했다.
해당 방법은 준비 과정이 필요 없고 학습효과도 없으며 낮은 비용으로 실제 임상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논문의 제1저자인 최정미 항노화연 원장은 “선행된 뇌노화지도사업으로 이미 연구성과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향후 사업 확대를 통해 치매 예방 및 관리에 지속적으로 기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신저자인 김재욱 한의학연 박사는 “후속 연구를 통해 뇌파 등 생체신호를 활용해 치매의 초기 또는 전 단계 증상까지 선별해 내며 증상의 변화 추이를 모니터링하는 기술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며 “치매 예방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