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청와대의 2기 개각 단행에 여야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범여권에서는 경험‧전문성‧역량을 갖춘 적재적소 인사라고 호평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범야권은 인사이동 수준의 총선용 개각이라며 면도날 검증을 예고했다.
청와대는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최기영 교수, 법무부 장관에 조국 전 민정수석비서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김현수 차관, 여성가족부 장관에 이정옥 교수,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한상혁 변호사,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에 조성욱 교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에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 은행장, 국가보훈처 처장에 박삼득 전쟁기념사업회 회장, 주미합중국대사관 특명전권대사에 이수혁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이에 민주당과 정의당은 각각 ‘적재적소’‘무난한 개각’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 개혁성이 검증된 적임자들이며 특히 지역균형까지 감안한 조화로운 인사라 확신한다”며 특히 “조 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국민이 바라는 사법개혁의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 대변인은 “이번 개각은 사실상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의 완성”이라며 “대외여건이 급변하고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가운데, 국민에게 안정감을 주면서 개혁적인 정책 추진으로 민생과 경제를 위한 성과를 내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대체로 각 분야의 경험과 전문성,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인사들을 배치한 무난한 개각이라고 판단한다”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사법 개혁에 대해 꾸준한 의지를 밝혀왔다는 점에서 장관직을 수행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오 대변인은 “일선에 복귀하는 현직 장관들 중 상당수가 내년 총선 출마자이기에 이번 개각이 대한민국 개혁을 위한 전환점이 아닌 총선 대비용이라는 인상을 준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후보자들에 대한 자질과 도덕성 검증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번 개각을 ‘총선용’이라고 규정하며 특히 조 전 수석 내정을 두고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한국당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개각이 아니라 인사이동 수준”이라며 “침몰하는 대한민국과 위기에 빠진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경제 해결책은 ‘기승전 북한’, 내각 해결책은 '기승전 조국'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민 원내대변인은 “총선용 개각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며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극일’에 힘써야 할 관료들이, 총선 출마 예정자 이름표를 달고 청와대를 떠나 금배지를 달겠다는 욕망의 메시지로 보인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법무장관 후보자로 조국 전 민정수석을 지명한 것은 국회를 싸움터로 만들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민의 수렴으로 국민의 뜻을 결집시켜야 할 중요한 시기에 왜 청와대가 국회에 갈등 조장 카드를 던지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지금껏 문재인 정부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통과’의 문제가 아니라 후보자가 ‘출석’만 하면 곧 ‘임명’이라는 법칙으로 자리잡았다”며 “바른미래당은 향후 인사청문회에서 각 후보자들이 국난극복의 지혜와 자질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지를 면밀히 검증하는 데 주력할 것임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엄예림 기자 yerimuh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