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가 체질’ 이병헌 감독의 1600과 1

‘멜로가 체질’ 이병헌 감독의 1600과 1

‘멜로가 체질’ 이병헌 감독의 1600과 1

기사승인 2019-09-06 16:47:01


“1600부터 1까지. 숫자로 설명이 되는 것 같아요.”

JTBC ‘멜로가 체질’을 집필·연출한 이병헌 감독의 말이다. 이 감독은 올해 초 16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극한직업’에서 1%대 시청률에 머물고 있는 ‘멜로가 체질’까지 극과 극을 체험했다. 영화와 방송 환경의 차이를 단기간에 직접 경험한 것이다.

6일 오후 2시 서울 월드컵북로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멜로가 체질’ 기자간담회에서 이병헌 감독은 사전제작으로 5개월 간의 촬영을 마친 소회를 털어놨다. 이 감독은 “며칠 전 촬영이 끝났다. 신선하고 재밌는 엔딩이었다”며 “시청률이 이런데 좋아해도 될까 싶을 정도로 모든 것들이 신선하고 좋았다. 내가 써놓고도 대사가 길다고 느꼈다. 욕심을 냈던 건데 배우들이 감정과 호흡을 지켜가며 한 번에 해주셨다. 그 경이로운 시간들을 5개월 동안 목격했던 무시무시하게 행복했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병헌 감독은 시청률이 낮은 원인에 대해 나름대로 분석한 점을 설명했다. 이 감독은 “20대 초중반, 10대 사촌들과 같이 드라마를 봤는데 이해를 못 해서 자꾸 질문하더라”라며 “내가 그 지점까지 생각하지 못했구나 싶었다. 포용력이 좁은 드라마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담도 압박도 있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1%가 뜨겁다고 생각한다”며 “그 수치에도 이상하게 분위기가 좋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멜로가 체질’을 좋아하는 마니아층에선 인생작이란 얘기까지 나온다. 이에 대해 이병헌 감독은 “반대로 드라마를 이해하시는 분들은 깊게 공감해주시는 것 같다. 공감하고 이해하는 타깃층이 한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멜로가 체질’은 이병헌 감독이 7~8년 동안 진행한 작품이다. 대본 작업만 2년 넘게 매달렸다. 이 감독은 “드라마 속 캐릭터를 만들면서 부러움을 느꼈다”며 “서로 보듬어주고 바라봐주는 설정이나 한 집에 같이 사는 설정은 드라마 속에서 가능한 판타지적인 느낌이 있다. 그 지점에서 공감대가 더 커지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병헌 감독은 영화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방송에 도전한 소감도 밝혔다. 이 감독은 “반성도 하고 겸허히 받아들이며 생각을 많이 정리하고 있다”며 “높은 시청률을 위해 기획된 드라마는 아니다. 하지만 예상한 것보다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초 어마어마한 수치를 경험했기 때문에 자칫 나 자신도 모르는 불손함을 잠재울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지금도 공부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이병헌 감독은 남은 8회 분량에서 “아직 보여줄 게 많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하면서 가져가는 이들의 연대를 끝까지 관심 갖고 지켜봐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멜로가 체질’은 서른 살 여자친구들의 고민, 연애, 일상을 그린 코믹극이다. 6일 오후 10시50분 9회가 방송된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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