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부터 2017년까지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챔피언십(롤드컵)’의 왕좌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차지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유럽, 중국, 북미 리그는 변방으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2018년 중국(LPL) 인빅터스 게이밍(IG)에게 왕좌를 빼앗긴 후 2019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우승마저 유럽(LEC)의 G2에게 내줬다. 리프트라이벌즈에서 중국을 꺾고 명예회복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우려는 남아있다.
해외 리그들의 기량이 눈에 띄는 가운데 이번 롤드컵에서 LCK가 경계해야 할 팀들을 뽑아봤다.
▲ ‘뛰어난 교전’ 능력 중국(LPL)
지난 8일 선발 최종전에서 IG가 탑e스포츠(TES)를 꺾으면서 LPL의 롤드컵 진출팀이 결정됐다. 펀플러스 피닉스(FPX), 로얄 네버 기브업(RNG), IG가 그 주인공이다.
펀플러스 피닉스(FPX)
이번 롤드컵에 처음으로 출전하는 FPX는 2017년에 창단된 신생팀이다. 창단 2년 만에 올해 LPL 스프링 정규 시즌 1위, 서머 시즌 우승을 차지하면서 LCK의 그리핀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FPX의 미드 ‘도인비’ 김태성(서머 스플릿 기준 KDA 5.2)과 정글 ‘티안’ 가온톈량(KDA 5.0)의 경기력은 중국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도인비는 넓은 챔피언 폭을 이용해 변칙적인 픽으로 상대방을 공략하며 강력한 라인전 능려과 뛰어난 오더 능력까지 겸비한 미드라이너이다.
하체 또한 튼튼하다. 바텀 듀오 ‘Lwx’ 린웨이샹(KDA 6.3)과 ‘크리스피’ 류칭쑹(KDA 4.9) 또한 라인전부터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력을 가지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FPX도 신생팀답게 국제 무대 경험이 굉장히 적다. 하지만 2019 리프트 라이벌즈 결승전에서 그리핀을 상대로 미드 ‘판테온’이라는 변칙 픽을 사용해 LCK에게 패배를 안겨준 바가 있다.
로얄 네버 기브업(RNG)
중국의 명문팀 RNG는 2016년부터 4년 연속 롤드컵에 진출, 준우승 2번을 차지한 강팀이다. RNG는 세체원(세계 최고 원거리 딜러)라고 평가 받는 ‘우지’ 지안쯔하오(KDA 5.9)를 중심으로 세체정(세계 최고 정글러) 후보로 뽑히는 ‘카사’ 홍하오쉬안(KDA 4.7)과 함께 상대방을 압도한다. 올해 들어 우지의 부상과 컨디션 저하로 예전만큼의 경기력이 나오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인빅터스 게이밍(IG)
IG는 2018년 롤드컵에서 우승하면서 중국에게 최초로 우승컵을 안겨준 팀이다. IG의 플레이방식은 과감한 싸움으로 상대방을 찍어 누르는 스타일이다. 특히 ‘더샤이’ 강승록(KDA 2.5)과 ‘루키’ 송의진(KDA 3.3)을 중심으로 게임을 풀어나간다.
이번 서머 시즌에 들어 작년 우승팀답지 않게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더샤이, 루키의 기량 하락이 눈에 띄었으며 작년 우승의 주역이었던 정글러 ‘닝’ 가오전닝은 기량 하락으로 선발전에서 제외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다행히 선발 최종전에서 TES를 꺽으면서 롤드컵 진출이 확정됐다.
IG의 기량이 하락했다지만 여전히 경계 대상 1호다. 지난 MSI 때 IG는 국제 대회 역사상 최단 시간으로 SKT T1을 압살했으며 리프트 라이벌즈에서도 SKT를 잡아낸 등 유독 SKT에게 강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 ‘한 박자 빠른 메타’ 유럽(LEC)
G2 e스포츠(G2)
올해 스프링 시즌을 대비해 ‘캡스’ 라스무스 뷘터(KDA 3.5)와 서포터 ‘미키엑스’ 미하엘 뮐(KDA 4.7)을 영입한 G2는 기존의 미드 라이너였던 ‘퍽즈’ 루카 페르코비치(KDA 4.8)를 원걸리 딜러로 전향 시키며 전략 변화를 시도했다.
리빌딩을 한 G2는 스프링 시즌 우승, MSI 우승, 서머 시즌까지 우승을 차지했고 이제 롤드컵 우승까지 노리며 최초 그랜드슬램을 노리고 있다.
특히 ‘베이비 페이커’라는 별명을 가진 캡스는 3대회 모두 MVP를 차지하며 G2의 핵심 전력임을 증명해냈다.
G2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라이너 개개인들의 탁월한 기량을 바탕으로 한 넓은 챔피언 폭과 변칙적인 픽을 꼽을 수 있다. 그들에게 밴픽은 의미가 없다. 스프링 시즌 때 G2는 ‘소나-타릭’ 조합을 꺼내들었고 MSI 때는 서포터 챔피언으로만 주목 받았던 ‘파이크’를 탑으로 기용했다. 이번 서머 시즌에도 미드에 트리스티나, 탈론 탑에 소라카, 애니, 가렌 등을 사용해 끊임없이 새로운 전략들을 선보이며 우승컵을 차지했다.
미드 라이너였던 퍽즈 또한 바텀 포지션에서 원거리 딜러, 비원거리 딜러 챔피언 모두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바텀 라인을 주름 잡고 있다. 지난 MSI 때 SKT 전에서도 깜짝 ‘신드라’를 픽을 선보여 승리를 따냈다.
현 시점에서 이번 롤드컵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프나틱(FNC)
프나틱(FNC)은 롤드컵 초대 우승컵을 차지한 유럽을 대표하는 명문팀이다. 지난해 롤드컵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으며 2018년까지 유럽 정규 리그를 휩쓸었다. 올해는 G2에게 우승컵을 내주면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강팀임에는 틀림없다.
프나틱의 중심에는 유렵 최고의 원거리 딜러로 평가 받는 ‘레클레스’ 마르틴 라르손(KDA 5.8)이 있다. 특히 서머 시즌부터 기량이 더 올라가면서 챔피언 폭, 한타에서의 생존력 등이 한층 더 발전했다. 이번 서머에서는 ‘카르마’를 주요 픽으로 내세웠고 ‘가렌’을 원거리 딜러로 기용해 승리하는 다채로운 모습도 보여줬다.
▲ ‘방심해서 안 될 상대’ 북미(LCS)
팀 리퀴드(TL)
북미의 역사 깊은 팀 팀 리퀴드는 미드에 ‘젠슨’ 니콜라이 옌센(KDA 4.2)과 서포터에 ‘코어장전’ 조용인(KDA 5.5)을 영입하면서 한층 더 강해졌다. 특히 북미 최고 원거리 딜러 ‘더블리프트’ 피터 팽(KDA 5.6)과 코어장전과의 조합은 북미 최고의 바텀 듀오라고 평가 받고 있다. 젠슨 또한 북미 정규 시즌 내내 미드에서 상대방에게 우위를 내준 적이 손에 꼽힐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TL의 경기력은 MSI 때 한층 돋보였다. 4강에 자력으로 진출한 TL은 IG를 3-1로 꺾는 이변을 만들어내며 결승전에 진출했다. 비록 결승전에서 G2에게 완패했지만 분명 주시해야 할 팀이다.
문창완 기자 lunacy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