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1열’이 새 얼굴들과 함께 돌아왔다. 하지만 시즌2 타이틀은 붙이지 않았다. 마니아층을 형성했던 기존의 분위기를 유지하며 천천히 한 걸음씩 나아가겠다는 제작진과 출연자들의 목표가 돋보인다.
11일 오전 서울 월드컵북로 스탠포드호텔에서 JTBC ‘방구석1열’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방송인 장성규와 새롭게 진행자로 합류한 뮤지션 정재형, 모델 장윤주, 연출을 맡은 김미연 PD가 참석해 프로그램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방구석1열’은 영화라는 콘텐츠를 사회, 문화, 역사 등 다양한 각도로 조명해 분석하고 이에 대한 자유로운 생각을 나누는 토크 프로그램이다. 영화를 연출한 감독, 인문학 전문가 등이 출연해 쉽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포맷 덕분에 영화 관계자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날 김미연 PD는 “1년을 넘어 2년 가까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시청자가 사랑해주시고 관심을 주신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윤종신 씨와 변영주 감독이 떠나며 새로운 방구석을 꾸려봤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빈자리를 채운 것은 정재형과 장윤주다. 정재형은 다수의 영화에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바 있고, 장윤주는 영화 ‘베테랑’에 출연한 경험이 있다. 영화과 출신이기도 하다. 두 사람 모두 창작자라는 공통점도 있다.
김 PD는 두 사람을 MC로 낙점한 이유에 관해 “게스트가 주로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인 만큼, 창작에 대한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진행을 맡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방구석의 새 주인이 된 정재형은 긴장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 프로그램을 8년 동안 진행해 온 베테랑이지만, ‘방구석1열’의 진행은 남다른 마음으로 임하겠다는 각오다. 정재형은 “이전보다 훨씬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보다 누가 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크다”라면서 “영화음악을 꾸준히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에 대해 드러나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앞서 윤종신 씨가 너무나 잘했기 때문에, 그 색을 유지하면서 저희들만의 케미(케미스트리, 조합)를 만드는 것이 숙제라고 생각한다”며 “게스트가 출연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제 역할에 충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정재형과 20년 지기 친구임을 강조하며 좋은 호흡을 예고한 장윤주는 여러 게스트와 만나 좋은 합을 선보이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장윤주는 “제가 사람을 좋아한다. 일단 이곳에 모인 사람들을 모두 사랑하는 마음으로 방송에 임하겠다”며 “여성영화뿐 아니라, 작품을 볼 때 엄마의 시선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원년 멤버 중 유일하게 자리를 지킨 장성규는 ‘방구석1열’을 통해 점차 바뀌어 나가는 자신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내가 ‘관종’(관심받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보니 어디에서든 내가 중심이길 바라는 사람이었는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때로는 가장자리도 좋아할 수 있는 관종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귀띔했다.
끝으로 김 PD는 앞으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특집편을 방송하고 싶다는 바람과 함께 “봉준호 감독을 꼭 ‘방구석’에 모시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40분 방송.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