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요주의자’ DUR 뜨지만… 약국가는 ‘시큰둥’

신종코로나 ‘요주의자’ DUR 뜨지만… 약국가는 ‘시큰둥’

사후약방문... 처방전 없는 환자 맹점 지적돼

기사승인 2020-02-05 03:00:00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방문력 등이 팝업창으로 뜨는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가 약국에 도입됐지만 도입 시기와 실효성을 두고 뒷말이 나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달 30일부터 약국을 대상으로 DUR을 통해 ‘신종 코로나 발생지역 입국자 및 확진자의 접촉자’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14일 내 우한시에서 입국했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이 약국을 방문하면, 약사는 DUR 팝업창을 통해 이 사실을 알 수 있다.

심평원은 이번 조치가 신종 코로나 확산 예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정작 약국가의 반응은 엇갈린다. 도입 시기가 늦었다는 것이다. 병원에서는 이 서비스가 20일 앞선 지난달 10일부터 제공됐기 때문이다. 수원 권선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A씨는 “도입이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요주의자 정보를 알 수 있게 돼서 다행이다”라며 “약국에서도 그동안 환자의 신종 코로나 발생국가 방문 여부를 파악할 수 있었다면, 주의사항을 전달하거나 행동지침을 안내하는 등 훨씬 잘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약국에 왔던 환자가 요주의자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아찔한 상황도 있었다. 서울 용산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B씨는 “얼마 전 복통을 호소하며 약국을 찾아온 조제환자가 있었는데, 30일 DUR 팝업창이 떠서 확인해보니 중국에 다녀온 환자였다”며 “다행히 그 분은 신종 코로나 관련 증상은 없었지만, 중요한 정보를 나중에서야 알게 돼 섬찟했다”고 귀띔했다.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요주의자 정보는 약국에서 컴퓨터에 처방전을 입력해야 확인할 수 있는 한계 때문이다. 조제환자 외에 일반의약품, 의약외품 등을 구입하러 약국을 찾은 사람들의 경우 요주의자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안산시 상록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C씨는 “약국에서는 병원과 달리 모든 방문객이 기본적인 인적사항을 밝힐 필요는 없다”며 “DUR 팝업창 서비스가 일부 도움은 되겠지만, 약사들은 환자를 응대할 때 각자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관련해 대한약사회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안내문을 배포, 약국 입구에 게시해 방문객들에게 주의사항을 전달할 것을 권장해 왔다. 14일 내 신종 코로나 발생국가를 방문했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경우 임의로 약국이나 병·의원을 방문하지 말고, 지역 보건소와 질병관리본부의 전화 상담을 받아야 한다는 권고다.

이에 대해 심평원 관계자는 “DUR은 모든 요양기관을 포괄하는 시스템이지만, 환자의 출·입국 정보를 확인하는 해외여행력조회시스템(ITS)은 의료기관인 병원·한의원·치과에만 제공된다”며 “최근 신종 코로나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약국을 ITS 정보 제공 대상으로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처방전이 없다면 환자의 정보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도 “심평원이 확보할 수 있는 요주의자 정보는 건강보험 체계 안에서 의료 서비스를 받은 국민에 한정된다”고 말했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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