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제 아이돌보미서비스를 이용 중인 A씨는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근심이 크다. A씨의 5살 딸은 매일 집으로 방문하는 아이돌보미 선생님과 4시간을 함께 보낸다. A씨는 “감염이 언제 어디서 될 지 모른다는 생각에 택배도 직접 받기 꺼려지고 배달음식도 주문하지 않고 있다”며 “돌보미 선생님을 믿고 아이를 맡기지만,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 정부가 지원하는 양육사업 '아이돌봄서비스'. 코로나바이러스-19(이하 코로나19)가 연일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면역력이 약한 유아를 돌보는 아이돌보미의 건강 관리는 잘 이뤄지고 있을까?
'아이돌봄서비스'란, 돌봄공백 문제를 겪는 맞벌이·한부모가정을 돕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양육지원 사업이다. 만 3개월 이상~만12세 이하 아동이 있는 가정이 인터넷으로 서비스를 신청하면 아이돌보미가 가정으로 파견된다. 소관부처는 여성가족부. 돌보미 인력 채용과 양성·보수교육 등 실무적 운영은 각 지자체의 건강가정지원센터·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담당한다.
전국에서 활동 중인 아이돌보미는 2만4000여명, 이들이 방문하는 가정은 5만5000여가구에 달한다. 최근 여가부는 아이돌봄서비스 운영과 관련해 코로나19 예방 대응에 늦장을 부렸다는 비판을 받았었다. 지난달 30일 여가부는 중국에 방문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아이돌보미 17명의 활동을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여가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17명의 활동이 전면 중단된 것은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지 8일이 지난 28일이었다.
여론의 뭇매 이후 아이돌봄서비스는 퍽 개선된 모양새다. 여가부는 각 지자체의 건강가정지원센터로 감염 예방 행동지침과 코로나19 관련 방역 교육 자료를 내려보냈다. 센터는 이들 자료를 관내 모든 돌보미들에게 전달해 숙지시켰다. 또 여가부는 현재 활동 중인 돌보미들의 해외 방문력을 전수조사했다. 이에 따라 중국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된 돌보미 2명이 추가로 활동 정지됐다.
특히 네이버밴드·카카오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예방활동에 적극 활용되고 있었다. 각자 다른 구역에서 근무하는 여러 명의 돌보미들에게 실시간으로 전체 공지를 할 수 있는 수단으로는 SNS가 적격이었던 것. 경기도 여성비전센터 관계자는 “현재 경기도 31개 시·군에 위치한 아이돌봄서비스 제공 기관들이 코로나19 비상대응체계를 구축한 상태”라며 “카카오톡, 네이버밴드로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안내하기도 하고, 경기도 내 감염병 확산 현황도 실시간으로 안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영등포구 건강가정지원센터 관계자도 “센터 직원과 관내 활동 중인 돌보미 약 170명이 모두 입장해 있는 단체 채팅방을 개설해 방역에 활용 중”이라며 “돌보미들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감염병 관련 동향과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여가부 가족문화과 양철수 과장은 “전국 돌보미 가운데 현재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됐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돌보미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중국 방문력이 확인된 인원은 총 19명, 이 중 입국 후 14일이 지나지 않은 인원은 2명”이라고 돌보미 전수조사 현황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19명 모두 활동이 중단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방역 대응 시점이 늦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주의’에서 ‘경계’로 올라간 것이 지난달 28일인데, 여가부도 이에 따라 28일자로 모든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본격 방역에 돌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과장은 향후 아이돌봄서비스 운영에 적용할 방역 매뉴얼에 대해서는 “현재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 것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를 복기하고, 국민으로부터 정책 피드백을 받아 구체적인 감염병 대응 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곧 감염병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 논의에 돌입할 것이며, 내년도 운영 방침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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