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삼성그룹 내 금융계열사들이 각 업종마다 엇갈린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해 순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게다가 삼성생명은 은산분리를 골자로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지배구조 개편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삼성증권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주력 계열사인 삼성생명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517억원으로 전년(1조7337억원) 대비 39.33%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14년 이래 가장 부진한 실적이다.
또한 계약유지를 위한 사업비 지출은 늘어나고 있으나 운용자산이익률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생명의 사업비(2019년 3분기 기준)는 2조5171억원으로 전년동기(2조4973억원) 대비 늘어났다. 이에 반해 운용자산이익률은 3.65%로 전년 말(4.33%) 대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현재 금리 하락에 따라 보험업황이 부진한 탓도 있고 지난 2018년 삼성전자 지분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이 반영돼서다”라고 설명했다.
국회에서 계류돼 있는 보험업법 개정안 통과 여부도 삼성생명으로서는 리스크 요인이다. 보험사가 주식 자산을 취득가가 아닌 시가로 계산해야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관련 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8.51%)을 대거 처분해야 한다. 처분한 주식을 삼성 계열사가 매입하지 못할 경우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는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삼성생명에 이어 손해보험 계열사 삼성화재의 순이익도 전년(1조733억원) 대비 39.64% 줄어든 6478억원을 기록했다. 삼성화재의 실적 부진은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동반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다. 손해율이란 보험회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뜻한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3분기 손해율은 83.38%로 최근 3년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향후 보험업황의 성장 가능성도 안갯속이다. 오는 2022년 도입이 예정된 IFRS17 회계 변경으로 인해 보험사들의 부채 규모가 커져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이 하락할 수 있어서다.
반면 삼성그룹의 증권계열사인 삼성증권은 지난해 3918억원의 순이익을 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삼성증권은 지난 2018년 ‘역대급 배당사고’를 내면서 그룹 내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지만 최근 실적이 늘어나면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IB부문에서 실적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3분기 기준 IB부문에서 약 897억원에 달하는 순수수료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607억원) 대비 47.85% 증가했다. 삼성증권 측은 “홀세일, IB 부문의 사업역량도 강화해 수익원 다변화를 통한 전사적으로 균형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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