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부영·HDC현산 등 건설사, 코로나19 여파에 ‘부메랑’

호반·부영·HDC현산 등 건설사, 코로나19 여파에 ‘부메랑’

기사승인 2020-03-07 08:57:15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이른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우한폐렴)가 확산되면서 건설업계도 사업 추진에 ‘적신호’가 생겼다. 주택사업과 관련 분양 일정도 대거 연기되고 사업 추진에도 차질이 생겨서다.

게다가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뛰어든 타 업종(레저·항공업)도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을 받게 되면서 업계의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이 가운데 대규모 리조트를 보유한 부영과 호반건설, 그리고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HDC그룹(HDC현대산업개발)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발목을 잡히게 됐다. 

◆ 리조트 등 레저사업 바이러스에 ‘불똥’…호반·부영도 ‘전전긍긍’

호반그룹과 부영이 사업 영역을 넓히고자 인수한 레저·리조트 사업이 코로나19로 불리는 바이러스로 인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타 기업의 리조트 사업도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사업에 ‘빨간불’이 켜져서다. 

한화그룹의 계열사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임원인사는 기본급의 20%를, 총지배인과 팀장 등은 직책 수당 3개월 분을 반납했다. 이랜드그룹 계열 켄싱턴 호텔 및 리조트는 이달 들어 13개 지점이 임시 축소 영업에 들어갔다.

이 같은 여파는 리조트 사업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건설사 호반건설과 부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호반건설은 지난 2018년 2월 회생기업이던 리솜리조트(현 호반호텔앤리조트)를 2500억 원에 인수하며 레저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레저사업 진출 확대는 사업 다각화 측면도 있지만 골프마니아로 잘 알려진 김상열 회장의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2017년부터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다만 인수 이후 그해 말 호반호텔앤리조트는 408억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레저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리조트를 인수했고, 현재는 기존 리조트(안면도)를 리모델링하고 있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영의 경우도 상황이 좋지 않은 상태다. 부영그룹은 지난 2016년 파산위기에 있던 오투리조트를 인수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오투리조트는 2017년 42억원, 2018년 59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인수한 무주 덕유산리조트는 저조한 수익 외에도 각종 논란이 꾸준히 불거지고 있는 상태다. 무주리조트는 인수 후 2012년부터 2014년 말까지 흑자경영을 유지했으나 2015년부터 적자로 전환되면서 사업이 기울었다. 무주 덕유산리조트는 2015년 말 128억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2018년 말까지 수십억원의 적자를 이어갔다. 지난 2018년 말 기준 덕유산리조트는 5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덕유산리조트는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무주덕유산리조트에서 스키장 슬로프 정비를 하고 있던 30대 정비사가 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그해 초에는 스키장 리프트가 새벽 운행 도중 갑자기 멈춰 30명의 이용객들이 공중에서 1시간 동안 매달려 있던 해프닝도 발생했다.  

부영 관계자는 “사실 리조트 사업은 크게 수익을 내는 사업은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무주리조트의 경우에는 인수 후 2년만에 흑자를 냈지만 주변에 국유지를 임대를 한 곳이 있기에 정부에서 임대료를 크게 올리면서 사업에 영향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스키장들이 많이 생기면서 분산이 되다 보니 예전 보다 방문객들이 줄었다”고 덧붙였다. 신종코로나 방역과 관련해서는 “현재 신종코로나를 대비해 리조트 내 체온측정과 손소독제 등 구비해 놓는 등 방역을 대비해 이중 삼중으로 신경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 ‘아시아나항공 인수’ HDC현산, 코로나19로 ‘안정화 발목’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하면서 사업 다각화 초석을 마련했으나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직간접적인 타격을 받게 됐다. 최근 한국 내 확산된 코로나19의 여파로 한국발 입국자에 대해 입국제한 조치를 내리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외교부가 이달 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총 102개 국가·지역이 한국발 입국자들에 대해 입국금지 및 입국강화 조치를 내렸다. 이 가운데 한국 전역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를 내린 국가는 총 36개로, 한국 출발 이후 일정기간 후 입국토록 하는 조치도 포함된다

이미 아시아나항공은 신종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자  중국 노선에 이어 동남아 노선도 운항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부실한 재무구조를 허덕이고 있어 안정화 상태로 진입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손실(별도)은 3682억원으로 전년(-350억원) 대비 950% 감소한 상태다. 

주력 항공사 뿐만 아니라 자회사 리조트사업도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비 항공업 부문 자회사 금호리조트는 지난해 256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또한 자금조달을 위해 풋옵션 조건까지 내건 것도 리스크 요인 가운데 하나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28일 10년물 선순위 사모채(표면금리 연 3.7%, 1700억원 규모)를 발행했는데 신용등급이 낮아질 경우 투자자가 조기에 원금상환 청구를 할 수 있는 풋옵션이 적용됐다. 이번 HDC현산의 사모채의 경우 풋옵션 행사 시작일이 채권발행 한달만인 이달 29일부터 적용된다. 풋옵션 내용에는 현재 신용등급(A+)에서 세 단계 밑인 BBB+등급 이하로 하락할 경우 투자자가 조기에 원금상환 청구(풋옵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 11월 현대산업개발 신용등급을 ‘A+, 안정적’에서 ‘A+, 하향검토 대상(왓치리스트)’으로 조정한 바 있다. 또한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월 말 HDC현대산업개발을 주시 목록(Watch list)에 포함하고 ▲HDC ▲HDC현대산업개발의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하고 있다. 한기평은 HDC현대산업개발 신용등급을 ‘A+’로 유지했지만, 부정적 검토 대상에 재등록한 상태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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