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코로나바이러스-19(이하 코로나19)의 전형적인 증상 외에 설사, 구토, 흉통 등 특이 증상을 보인 환자 사례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증상 변화 추이를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의 전형적인 증상은 발열과 기침이다. 젊은 환자들 가운데는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흔하다. 그러나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더라도 코로나19로 인한 폐렴이 진행돼 가슴 통증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확진자 중 감염 초기에 호흡기 증상뿐 아니라 설사·구토 등 소화기 증상, 두통·근육통 등을 호소하는 경우도 속속 보고됐다.
일례로 지난 10일 대구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80대 여성도 2일 설사 증세를 보인 후 4일 폐렴 증세를 보였다. 대구 거주 사실을 숨기고 서울백병원에 입원한 뒤에 8일 코로나19 감염 사실이 확인된 78세 환자도 당초 구토·복부 불편감 등 소화기 증상을 호소하며 내원했다.
중국 통계에서는 이같은 특이 증상이 반영되기도 했다. 중국 의료진이 지난달 28일 미국 의학저널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확진자 1099명을 분석한 결과 기침(67.8%) 가래(33.7%) 등 호흡기 증상 비중이 높았지만, 피로(38.1%) 근육통(14.9%) 오한(11.5%) 두통(13.6%) 설사(3.8%) 등이 나타난 환자도 적지 않았다.
이에 발열과 호흡기 증상에 국한된 환자 정의와 선별 진료 기준을 포괄적으로 넓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제안도 나온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규정하는 의사환자는 ‘확진환자의 증상발생 기간 중 확진환자와 접촉한 후 14일 이내에 발열 또는 호흡기증상(기침, 호흡곤란 등)이 나타난 자’다.
정부는 환자들의 증상을 계속해서 파악해가겠다는 입장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환자 중 설사나 복통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기침·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 발열이 나타나는 비중이 거의 90%”라며 “소화기 증상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에 대해서는 모든 국가가 알아가는 단계”라며 “중국, 유럽 등 다른 나라와 계속 정보를 교류해, 선별 진료나 환자 정의를 할 때 주요 증상의 빈도 변화를 계속 주의 깊게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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