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 효능 주목 ‘슈펙트·레보비르’, 뚜껑 열어보면 ‘갸웃’

코로나19 치료 효능 주목 ‘슈펙트·레보비르’, 뚜껑 열어보면 ‘갸웃’

신약재창출 나선 슈펙트·레보비르…연구 지속성·안정성 필요

기사승인 2020-03-19 03:00:00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 백혈병 및 간염 치료제가 코로나19 치료 효능을 보일까?

최근 코로나19 치료제 신약으로 출사표를 던진 ‘슈펙트’와 레보비르 이야기다. 이러한 약품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인정받으려면 안전성은 물론 개발 지속성이라는 난관을 해결해야 한다. 신약재창출은 시판 약품이 다른 질환 치료에도 효과성을 보이는 경우 시도되는 개발 방식이다. 장점이라면 전임상·임상시험을 거친 약물의 새 적응증을 규명, 신약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일양약품의 ‘슈펙트’(성분명: 라도티닙)는 백혈병 치료제다. 지난 2012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만성골수성백혈병치료제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부광약품이 2007년 선보인 신약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도 B형간염으로 식약처 허가를 획득한 약이다.

최근 이 약품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코로나19 치료제로써의 가능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고려대의대 생물안전센터 연구팀은 슈펙트를 투여하고 48시간이 지나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70% 감소했다는 실험 결과를 도출했던 것이다. 회사는 이 수치에 대해 고무된 모습이다. 데이터만 놓고 보면 코로나19 치료에 사용되는 ‘칼레트라’(성분명: 로피나비어·리토나비르)와 ‘아비간’(성분명: 파비피라비르) 보다 월등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부광약품도 국내 코로나19 환자의 검체에서 추출한 바이러스로 실험을 진행, 레보비르가 칼레트라만큼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회사는 실험 결과를 갖고 레보비르의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참고로 칼레트라는 다국적 제약사 애브비가 개발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다. 아비간은 일본 후지필름도야마화학의 신종인플루엔자 치료제다.

관건은 안전성이다. 관련해 레보비르는 부작용 때문에 한 차례 판매중단이 된 전적이 있다. 지난 2009년 레보비르의 미국 판권을 가진 파마셋은 ‘근육 부작용 발생’을 이유로 700명 대상으로 진행 중이던 레보비르 임상3상을 돌연 중단했다. 부광약품도 자발적으로 국내 판매중단을 선언했지만, ‘부작용이 판매를 중단할 만큼 크지 않다’는 식약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심의에 따라 1달여 만에 판매를 재개했다. 

코로나19 치료제로의 개발을 과연 지속할 수 있느냐도 문제다. 일양약품은 지난 2015년에도 국내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MERS) 환자가 발생하자, 슈펙트가 메르스 치료제로써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지만, 개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2017년에도 슈펙트가 파킨슨병 치료효과를 보였다는 전임상시험 결과를 공개, 반짝 주목을 받았지만 치료제를 내놓지는 못했다.  

식약처는 시도는 긍정적이지만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입장이다. 김정미 임상제도과장은 “시험관내실험은 약물의 속성을 확인하는 가장 기초적 단계”라며 “최소한 동물실험까지 진행해야 효과성을 추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떤 질환에 사용되는지에 따라 안정성도 재평가돼야 한다”며 ”우리나라에서 문제 삼지 않은 부작용이 해외에서는 중대한 부작용으로 검토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과장은 “신약재창출은 획기적인 지름길이지만, ‘지금까지 문제가 없었으니 코로나19에도 한번 써보자’는 행태는 경계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코로나19 치료에 투입된 기존 약들과 신약재창출에 도전하는 약들이 환자의 몸속에서 섞였을 때 나타날 결과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