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한화건설의 담대한 해외 신도시 프로젝트 사업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에 최근 내전과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악재를 맞고 있다. 계약 초기 맺었던 선수금 유입 및 보증(수출입은행과 계약)으로 리스크를 대처하고 있으나 공사가 장기적으로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사업은 최광호 현 대표이사가 진두지휘한 해외신도시 프로젝트로 당시 부사장(해외부문장 겸 BNCP 건설본부장)이었던 그를 기업의 수장으로 승격 시켜준 역할을 했다. 이 사업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해당 사업 계약을 위해 동분서주했을 만큼 관심이 높다.
하지만 최근 예기치 못한 악재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공사 진행이 늦어지고 있으며, 공사미수금도 급증하고 있는 상태다. 존공 예정일도 발주처와 협의에 따라 6~7년 연장됐으나 공사가 지연될수록 시공사에게는 비용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4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화건설이 해외신도시 프로젝트 사업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이 이라크 내부 정세불안 등의 악재로 준공 예정 기간이 대폭 연기됐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조성을 위한 주택도급사업 내년 말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사업이 지연되면서 준공 예정일이 2027년 12월 말까지 연기됐다. 신도시 사업에 필요한 인프라 사업(비스마야 소셜 인프라)도 올해 4월 완공될 예정이었으나 2027년 말까지 연장됐다.
지난해 말 기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사업 진행률은 주택도급사업은 41.5%로 전년(36.07%) 대비 5% 오르는데 그쳤다. 올해 준공 예정이었던 소셜인프라사업(23.3%)도 전년(16.77%) 대비 7%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공사미수금도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공사미수금이란 이미 발주처에 돈을 달라고 청구했으나 사정에 따라 받지 못한 채권을 의미한다.
지난해 기준 한화건설이 이라크 신도시 주택도급사업에 대한 공사미수금은 약 4495억원으로 전년(1098억원) 대비 309.38% 증가했다. 인프라사업에 대한 공사미수금도 1416억원으로 전년(128억원) 보다 1006.25% 급증했다. 현재 한화건설의 해외도급공사에 대한 누적손익은 마이너스(-) 726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은 최근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사업에 차질이 발생해서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우한폐렴)가 중동 지역을 강타하면서 리스크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됐다. 정치적으로 불안한 중동 지역의 상황을 감안한다면 내전 지역 등에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확산 속도는 가속도를 붙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이란, 이라크처럼 분쟁 국가는 의료체계는 부실하다.
한화건설 측도 공시를 통해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 공사가 이라크 정세불안 및 대금지연 등으로 당초 공정보다 지연되고 있다”며 “공기가 지연되는 경우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원가에 따라 당기손익에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했다. 공기 연장이 갈수록 길어지면 그만큼 손실도 커지게 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도 “기존에 운영되는 현장에서 공기가 연장되면 귀책사유를 시공사에 묻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해외건설에 정통한 관계자도 “발주처와 협의를 해서 공기 연장을 했다하더라도 부담은 커지게 된다”며 “공사 기간 연장으로 인해 공사를 재개할 때 현장 인력과 자재·장비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또한 본사 인력들의 인건비(고정비) 발생도 확대되면서 이는 본사에도 부담을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사가 연장되면 현장 관리를 위한 간접비가 대폭 늘어나는 사태가 발생한다. 다만 천재지변이라고 발주처가 인정할 경우 현장 관리를 위한 비용은 발주처가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화건설 관계자는 “공사가 지연된 것은 IS 내전과 유가하락과 같은 악재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사업의 속도를 천천히 진행했다. 현재 입국과 출국이 통제된 상황이지만 사업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계약 조건도 전체 계약금의 25%의 선수금을 미리 받고 공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했기에 충분히 감내 할만한 수준이다”고 강조했다.
다만 늘어나는 차입금 및 사채는 여전히 부담요소다. 현재 한화건설의 차입금 및 사채는 총 2조2025억원으로 전년(2조0128억원) 대비 9.42% 증가했다. 이 가운데 장기채무로 불리는 비유동차입금 및 사채(6539억)는 전년(3547억원) 대비 84.36% 급증했다. 차입금과 사채 비율이 높아질수록 이자 비용 부담은 커지게 된다.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