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외반증, 교정기로 고칠 수 있을까? 답은 NO!
#글// 박의현 연세건우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
무지외반증은 생각보다 흔한 질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연간 6만 명 이상이 무지외반증으로 병원을 찾고 있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휘어지는 병'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원인은 다양하나 주로 하이힐이나 구두같은 발볼이 좁은 신발을 신으면서 엄지발가락이 오랜시간 압력을 받으면서 무지외반증으로 발전한다.
그러나 단순히 휘어지는 것에 끝나지 않는다. 엄지발가락이 휘어지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다른 발허리뼈 부분에 체중이 많이 가해져 발바닥에 통증이 생긴다. 엄지발가락이 아닌 둘째와 셋째 발가락에 큰 힘이 가해지면서 발가락과 발목의 관절이 붓고 발바닥에도 굳은살이 생겨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 걸음걸이가 이상해지면서 허리나 다른 부위의 통증이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무지외반증이 흔한 질병인 데다가 초기에는 외관상 눈에 띄는 변화가 없는 점,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의 80% 이상이 40대 이상 중장년층인 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노화가 되면 자연스레 찾아오는 병인줄 알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한다. 무지외반증을 단순히 엄지발가락이 휘어지는 콤플렉스 정도로 여겨서다.
그래서인지 병원을 찾지 않고 참거나 '발가락 교정기'로 대체하려는 사람들도 많다. 무지외반증용 발가락 교정기는 엄지발가락과 두 번째 발가락 사이를 벌려주는 보조기구로 통상 무지외반증을 치료할 수 있다고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광고에 고개를 젓는다.
교정기를 통한 무지외반증 치료는 결론적으로 불가능하다. AOFAS, IFFAS, FAI 등 국제족부학회 및 SCI저널 어디에도 교정기를 통한 완치사례 보고는 없다. 교과서적으로 교정기라 불리는 보조기구는 골유합이 완전치 않은 소아청소년기 및 당장 수술이 어려운 임산부, 약물복용 환자의 통증완화 및 변형지연을 목적으로 활용되는 치료일 뿐 변형된 뼈를 본래대로 돌려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당장 치료를 할 수 없어 임시방편으로 증상을 악화하는 것을 막는 데 사용될 수 있을 뿐 그 자체로 교정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엄지발가락은 보행 시 지면을 박차고 나가는 중요한 기능을 하게 되는데 무지외반증 탓에 다른 발가락에 체중 부하가 전달되면서 심할 경우, 걸음걸이뿐 아니라 허리·무릎·골반 건강도 악화시킬 수 있기에 경과가 진행되기 전, 제때 치료를 받아야 한다.
무지외반증 변형은 고정형이 아닌 진행형이다. 교정기를 차도 변형은 진행되고 방치할 경우 더욱 빠르게 심화된다. 무지외반증은 뼈가 심하게 돌출되는 것만 문제가 아니다. 발은 우리 몸 2% 남짓 작은 면적에 수 많은 신경, 혈관, 인대 조직이 존재한다. 따라서 변형이 진행될 수 록 주변조직을 손상이 진행되어 심각한 합병증이 초래된다. 고정기를 착용하기보다는 발질환 전문병원을 방문, 정확한 상태를 진단받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게 이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