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코로나19가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 교회 소모임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종교시설에서 시작된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일단 관련 종교 시설에 집단 예배는 물론, 성경 공부나 목회자 모임 등의 소모임도 자제해 줄 것을 긴급 당부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1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올해 5월 이후 종교 행사 또는 모임을 통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사례는 총 6건”이라고 밝혔다. 방대본에 따르면 5월 이후 종교 행사 또는 모임과 관련한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74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최근 발생한 인천과 경기지역 교회 관련 확진자는 이미 30명을 넘어섰다. 우선 인천·경기 지역 개척교회 목회자들이 참석한 성경공부 모임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잇따르면서 인천에서는 11개 교회에서 21명이, 경기에서도 2개 교회에서 2명이 각각 확진됐다.
방대본은 개척교회 간 기도회 및 찬양회 등을 통해 참석자 간 전파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이들은) 한 번의 노출이 아니라 5월 25일부터 28일까지 매일 교회를 번갈아 가며 다양한 형태의 모임을 진행했다”며 “참석했던 교회, 또 (모임마다) 참석자들이 조금씩 다르기에 전수조사를 해봐야 감염 경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참석자간의) 논의나 찬송가(부르기) 등이 있었다고 하면 침방울(비말)이 많이 형성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모임 내용과 방식에 대해서는 조사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 군포·안양지역 목회자 모임과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총 9명이 확진됐다. 교회별로는 안양 일심비전교회 관련 5명, 군포 은혜신일교회 2명, 새언약교회·창대한교회 각 1명 등이다.
이들은 12개 교회 25명이 참석한 지난달 25~27일 제주도 모임을 통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날 2명이 추가 감염 판정을 받아 누계 확진자는 11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며칠간 발생한 경기·인천지역 교회 관련 확진자를 합치면 32명이 된다. 방대본 발표 이후 추가된 2명을 포함하면 34명으로 늘어난다.
이들 교회와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사망자도 1명 발생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원어성경연구회 관련 확진자 가운데 1명이 사망했고, 1명은 위중한 상태다.
사망자는 경기도에 거주하던 70대 남성으로, 지난달 16일 증상 발현 후 나흘 후인 20일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이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같은 달 24일 숨졌다. 사망 사실은 이날 뒤늦게 공개됐다.
이와 관련해 방대본은 “사망자 보고 시점이 늦어 공지 문자가 연기되는 과정에서 누락됐다”고 설명했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다른 사망자에 비해 증상이 발생한 이후 또는 확진된 시점 이후 사망까지 이르는 경과가 조금 빠르게 진행된 면이 있다"며 기저질환(지병)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곽 팀장은 상태가 위중한 다른 환자 1명의 신상에 대해선 80대 여성으로, 현재 인공호흡기로 호흡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본부장은 “지역사회 전파가 확산하고 있는 수도권 지역은 감염 위험이 낮아질 때까지 성경 공부, 기도회, 수련회 등 대면 모임을 하지 말고 비대면 모임으로 진행해 달라”며 “종교시설을 통한 유행이 지속해서 확산하고, 자발적으로 방역 지침을 준수하는 게 어려운 경우에는 (운영 자제와 같은) 행정조치 등도 필요해질 수 있다”고 겅조했다.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