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요양보호사들이 코로나19 유행의 장기화로 생계와 건강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1일 서울요양보호사협회 소속 요양보호사들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요양보호사의날 기념 기자회견을 열고 요양보호사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협회는 요양보호사들에게 공적마스크·방역용품을 지급해 서비스 이용 어르신과 요양보호사를 감염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요양보호사의 장기 실업이 예상되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제도는 미비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은희 서울요양보호사협회장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 후 12주년이 됐지만, 요양보호사들의 처우는 제자리 걸음”이라며 “코로나19의 위협 속에도 돌봄공백을 막고자 현장을 지키고 있는 요양보호사들에게 존중받으며 일 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하라”고 말했다.
오귀자 서울요양보호사협회 서북지부 부협회장은 요양보호사들을 위한 코로나19 방역지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요양보호사는 대리처방 업무까지 담당하고 있으며 서비스 이용 어르신들은 대부분 고령의 기저질환자로, 코로나19 초위험군이다”며 “서비스 전 체온을 재고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형식적인 지침은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염병으로부터 요양보호사들을 보호할 수 있는 감염병 예방 지침과 체온계·마스크 등 방역물품이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자 강북구 지회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 요양보호사 생계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용자 가족이 지역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자 방문요양을 거부했다”며 “예방적 차원에서 미리 방문요양을 거부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자가 요양보호사의 일과 후 동선을 확인하려고 하거나, 요양보호사의 사적 활동을 제안하려고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지회장은 “이처럼 비자발적인 이유로 출근을 못하게 된 경우, 급여 보존이 어려워 요양보호사들은 생계를 위협받는다”며 “일시적인 재난지원금이 아닌,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 요양보호사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집회에서는 감정노동자로써 요양보호사의 인권침해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김춘숙 마포구 지회장은 “요양보호사는 국가 전문자격증을 취득한 전문인력이지만, 이용자와 이용자 가족이 요양보호사를 하대하고 무시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며 “일자리를 잃을까봐 요양보호사 업무 범위를 넘어선 요구를 받아도 거부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김 지회장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98%가 민간에서 운영된다”며 “민간 장기요양기관에서는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끊지 않게 하기 위해 요양보호사에게 성희롱·폭언이 발생해도 제대로 조정해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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