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정유진 인턴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소설 쓰네’ 발언으로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결국 파행되는 일이 있었다. 추 장관의 발언을 두고 여야 의원들의 충돌해 회의가 두 차례 정회되기도 했지만 추 장관은 끝내 사과를 하지 않았고, 결국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집단퇴장을 하며 산회되고 말았다.
사건의 발단은 미래통합당 윤한홍 의원이 추 장관의 아들 군 휴가 미복귀 건과 법무부 차관 인사 건을 연관지으면서 시작됐다. 윤 의원은 추 장관이 아닌 고기영 법무부 차관을 향해 “올해 서울동부지검장에서 법무부 차관으로 갑작스럽게 발령이 났는데 추 장관 아들 수사와 관련있었던 것 아니냐”며 질문을 던졌다.
이에 고 차관의 답변에 앞서 추 장관이 “소설을 쓰시네”라며 여과없이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를 듣고 윤 의원은 추 장관에 “국회의원이 소설가란 애기냐”며 즉각 항의하자 추 장관은 “질문 같은 질문을 하라”며 응수했다. 이후 추 장관의 ‘소설을 쓰시네’라는 말 한 마디는 여야 의원 간 지리한 말싸움으로 번졌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윤 의원을 향해 “장관에 대한 모욕이고 차관에 대한 모욕도 된다”며 “국회의원이라고 맘대로 질문할 수 있나”라며 쏘아붙였다. 이에 윤 의원은 “김 의원은 뭐하는 분이냐. 장관 비서실장인가?”라며 비꼬았고 회의장은 여야 의원들의 고성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결국 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질의답변이 진행되기 어려운 것 같다”며 정회를 선언했다.
40분 뒤 회의가 재개됐지만 통합당 소속 위원들이 추 장관에 사과를 요구하며 회의 진행에 제동을 걸었다. 그럼에도 추 장관은 아들과 관련된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합리적 의심이라고 했지만 합리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면책특권이 모욕주기 특권은 아니다”라며 “주장하는 사실관계에 확신이 있으시다면 면책특권을 걷어낸 뒤 주장하고 그에 맞는 책임도 져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처럼 추 장관이 끝내 유감 표명을 하지 않자 야당 의원들은 항의했고, 법사위는 다시 정회했다. 그리고 통합당 의원들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회의 불참을 선언한 후 회의장에 돌아오지 않았다.
김도읍 의원은 회견에서 “추 장관이 사과나 유감 표시는커녕 대의기관 구성원을 상대로 훈육하는 등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며 “오늘 법사위 회의는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윤한홍 의원도 “행정부가 국회를 얼마나 얕잡아보고 있느냐의 문제”라고 비판했고, 장제원 의원은 “추 장관이 국회만 들어오면 막장이 된다. 이쯤 되면 추 장관의 인성을 거론해야 할 판”이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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