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에 이른바 ‘신데렐라 영업제한’이 시작되면서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일반·휴게음식점 등은 밤 9시 이후 배달과 테이크아웃 장사만 가능하다. 주로 밤에 장사를 이어가는 홀 위주의 주점이나 식당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앞으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이 같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체제는 오는 6일까지 계속된다.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조치를 준수하겠다면서도 혹여 이러한 상황이 길어질 경우 가게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앞서 퓨전주점을 운영하는 A씨는 “임대료 350만원과 인건비, 전기세 등 세금등을 고려하면 매일 가게 문을 열면 열수록 적자만 보고 있는 꼴”이라며 “10시는 몰라도 9시라는 시간은 저녁 장사를 하기도, 술 판매를 하기도 애매한 시간”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이어 A씨는 “지금까지 임대료 인하 등의 혜택을 한 번도 받지 못했다”면서 “건물주 분 역시 ‘자신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매장을 열었는데, 그저 운이 안 좋게 된 것이라고 스스로 위로하곤 있지만 마음속에는 바윗돌이 한 가득인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밤 9시 이후 합정동의 선술집 거리에서는 약속이나 한 듯 손님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아직 ‘신데렐라’가 되기 아쉬운 일부 손님들은 편의점에서 주류를 구입해 외부 파라솔 아래 속속 자리를 잡았다.
거리 골목에서 담배를 태우던 인근 점주들은 “이곳에서 지금까지 장사를 하며 이런 광경은 처음”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평소 인파가 몰려 줄을 서야 들어갈 수 있던 홍대입구의 유명 주점도 이날 5팀 밖에 받지 못했다고 한다.
24시간 순대국집과 분식집들도 홀에서는 식사를 할 수 없다며 손님들을 돌려보냈다. 매장 테이크아웃을 하더라도 출입명부에 연락처를 기입해야 했다. 홍대패션 거리 인근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한 명, 두 명의 손님이 매장에서 식사가 가능하겠냐고 물어도 아쉽지만 되돌려 보내고 있다”면서 “위반에 따른 벌금도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정부가 미리 고지를 해 주었어야 한다고 꼬집은 점주도 여럿 만날 수 있었다. 합정역 인근에서 쌀국수 매장을 열고 있는 B씨는 “정부 발표가 나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혼란의 연속”이라며 “미리 알았더라면 종업원 시간 조정이든 배달 개시든 조치를 했을텐데, 갑작스럽게 결정된 것이라는 마음이 컸다”고 지적했다. 이어 “배달앱에 가입해 음식을 팔고 싶어도 준비기간이 최소 2주가 걸린다고 하더라”라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밤 10시 넘어서자 홍대입구 거리는 완전히 전원이 나간 듯 어두컴컴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인파가 몰렸던 헌팅포차, 클럽 등에서도 이젠 사람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배달 오토바이들만 요란하게 거리를 오갔다.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만난 한 택시 기사는 “20년 동안 택시를 하며 (이곳이) 이렇게 조용한 것은 처음”이라며 “코로나19가 상권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히는 것 같아 걱정이 많다”며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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