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희란 인턴기자 =서울 강북구 아파트의 경비원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주민 심모(49)씨가 법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일부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11일 서울북부지법 형사13부(허경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심씨 측은 공소사실 일부를 부인했다. 심씨가 부인하고 있는 혐의는 피해자 고(故) 최희석 씨가 자신의 폭행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사실을 듣자 고 최씨를 화장실에 감금하고 12분 간 폭행, 전치 3주 상해를 가했다는 특가법상(보복감금·상해·보복폭행) 부분이다.
이날 재판에서 심씨 측 변호인은 “피해자와 다툰 것은 사실이지만 보복 목적이 아니었다”면서 “화장실에 감금한 뒤 폭행하고 코뼈를 부러뜨리는 등 상해를 입힌 사실은 없다”고 전했다.
심씨가 재판부에 제출한 반성문에도 그는 “언론에 방영된 (폭행장면) CCTV는 편집본이고 원본 영상을 확대해서 보면 망인의 코를 주먹으로 가격하고 그 부분을 짓눌러 코뼈를 부러뜨리는 상해를 가한 사실은 없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재판부는 재판에서 원본 영상을 재생해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고 최씨는 사건 후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다 지난 5월 심씨에게 폭행과 협박 등을 당했다는 유언을 남긴 채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심씨는 지난 4월21일 자신이 거주하는 서울 강북구 아파트에서 이중주차 문제로 아파트 경비원이었던 고 최씨와 다투던 중 그의 얼굴을 때려 전치 2주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외에도 그는 고 최씨의 경찰 신고사실을 알고 화장실로 끌고가 감금 폭행, 사표 작성 강요·협박, 최씨가 거짓말을 해 모욕을 느꼈다는 거짓 주장 무고죄 등 총 7개의 혐의를 받아 기소됐다.
심씨의 재판 일정은 줄곧 변동돼왔다. 첫 공판은 지난 7월3일 예정이었으나 심씨의 요청으로 기일이 변경됐다. 같은 달 24일 첫 공판이 열렸으나 심씨의 사선 변호인이 사임 의사를 밝혀 재판 시작 20분 만에 종료됐다. 그 후 법원이 지정했던 심씨의 국선 변호인 역시 지난달 10일 사임했다. 계속된 변동 끝에 심씨의 재판은 이날 가까스로 열리게 됐다.
재판부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장과 고 최씨로부터 폭행 사실을 들었다고 증언한 아파트 동대표 2명, 고 최씨의 친형 등을 증인 신문할 예정이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30일 오후 3시에 예정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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