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우리포트] 방치하면 더 큰 병 되는 십자인대파열

[건우리포트] 방치하면 더 큰 병 되는 십자인대파열

[건우리포트] 방치하면 더 큰 병 되는 십자인대파열

기사승인 2020-09-22 09:31:46
#군생활 가로막는 십자인대 파열, 방치하면 더 큰 병 불러...
#조승배 연세건우병원 슬관절클리닉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과거보다 훨씬 나아진 편이지만 여전히 군생활 곳곳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거친 훈련과 화기의 사용, 강철로 만든 군수용품 등 잠깐만 방심해도 몸을 크게 해할 물건들이 즐비하다. 선임병으로부터의 폭력이 거의 사라지다시피 하고 안전수칙이 잘 지켜지고 있는 요새 군대는 부상 및 사고율은 크게 낮아진 편이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군생활 자체보다는 군생활에 수반된 일상 활동에서 부상이 종종 발생한다.

대표적인 것이 훈련 이후 활동 중에 발생하는 십자인대파열이다. 십자인대파열은 그 상태가 심하면 군 면제에 이를 만큼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는 부상이다. 십자인대 파열은 보통 군 체육시간에 발생한다. 축구나 농구 같은 격한 운동을 하다 보면 급격하게 방향을 전환해야 할 경우가 많다. 보통 상대 수비를 속이기 위해 뛰다가 갑자기 방향을 틀거나 뒷걸음질하는 경우, 축구를 할 때 태클로 바닥에 축구화가 접촉되면서 무릎이 회전되는 경우, 센터링하다가 몸을 회전하는 데 무릎이 안쪽으로 꺾이는 경우에 발생한다.

십자인대는 무릎 관절 내에 위치하고 있다. 무릎을 정면에서 바라봤을 때 앞쪽에 있는 것이 전방십자인대이며, 뒤쪽에 있는 것이 후방십자인대다. 두 십자인대는 X모양으로 교차하여 무릎을 안정감 있게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무릎이 과도하게 펴지거나 비틀리게 되면 '뚜뚝' 하는 소리와 함께 십자인대가 파열될 수 있다. 앞서 운동 중 급격한 방향전환을 할 때 십자인대 파열이 쉽게 나타난다고 설명한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후방십자인대에 비해 비교적 약한 편인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경우가 더 많이 나타난다.

십자인대 파열은 생각보다 빈번하게 발생하는 부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십자인대파열로 지출된 의료비는 2015년 665억여 원에서 2019년에는 973억여 원으로, 환자 수도 6만1185명에서 6만4766명으로 늘었다. 문제는 십자인대 파열이 크게 외상을 동반하지 않기 때문에 초기에 방치하기 쉽다는 점이다.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될 당시에는 큰 통증이 발생하지만 며칠이 지나면 통증이 크게 줄어들어 단순 타박상으로 오인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높은 확률로 반월상 연골 손상이 합병되어 불안정성이 가중되고 그로 인해 관절염이 조기에 찾아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십자인대파열은 과거 ‘커리어 킬러’라고도 불렸다. 격한 운동을 하는 운동선수에게 종종 발생하는 십자인대 파열은 쉽게 재발되었고 이전과 같은 운동력을 회복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의료기술의 발달은 이마저 극복할 수 있는 길을 닦았다. 과거 수술방식의 단점을 개선한 이중재건술이 도입되면서 수술 성공률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재발의 위험성도 크게 줄어든 것이다.

실제 필자가 2013~2017년까지 5년간 시행한 이중재건술 후 임상예후를 추적 관찰해본 결과 평균입원기간이 4일로 대폭 단축됐다. 기존 수술 입원기간이 평균 12일인 점을 감안하면 3분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수술 성공률 역시 수술 후 사고/부상 등 외상요인을 포함하고도 97%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기수 기자
elgis@kukinews.com
이기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