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염증성 장질환은 장 내부에 비정상적인 염증이 반복되는 만성 질환이다. 장내세균총에 대한 면역반응으로 발생하며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이다. 예전에는 서양인에서만 발생한다고 생각됐지만 동양인의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국내에서도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점차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진료받은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약 7만명에 달한다. 그 중 궤양성대장염이 4만6000명, 크론병이 2만4000명이다. 최근 5년 사이에 약 143%로 급증했으며 그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염증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장에 회복할 수 없는 손상을 입게되므로 조기에 발견해서 합병증이 생기지 않게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주로 젊은 사람에게서 발생하는데, 15~35세에 진단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젊은 나이에 발병해 평생 증상을 조절 및 관리해야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관리에 소홀하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염증성 장질환은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면역체계가 장 점막을 외부 물질이라고 오인하고 공격하면서 염증 반응이 일어난다. 장 점막의 면역세포가 장내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외부 인자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활성화돼 장 점막을 공격하는 것이다. 또한 유전적으로 장 염증에 취약한 사람에게 가공식품, 흡연, 항생제 등 환경적 요인이 더해져 발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증상이 사라졌다고 완치된 것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일시적으로 증상이 없는 상태일 경우가 많으며, 과로, 과식, 감기, 스트레스 등 가벼운 자극에도 증상이 재발하기 쉽다. 또, 급작스럽게 증상이 악화되어 심한 설사와 출혈은 물론 장마비를 일으키거나 장천공이 생기기도 한다. 대부분 약물로 치료하지만, 증상이 급격히 심해져 대량출혈이 멈추지 않거나, 대장 천공으로 복막염이 된 경우에는 대장의 전부 혹은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증상발현이 일상생활에 극심한 악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의 증상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최근에는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염증성 장질환센터가 산업통상자원부의 사업기술혁신사업 국가R&D지원사업을 통해 소프트넷과 함께 세계최초로 개발한 염증성 장질환자 전용 건강관리 어플리케이션 ‘inPHRIBD’을 공개하기도 했다. 어플리케이션의 활용을 통해 주기적으로 철저히 관리를 통해 재발 횟수나 정도를 줄일 수 있어 결과적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또 원격상담 모듈을 통해 의료진 간 협진 뿐 이나라 환자에게 피드백을 주고 증상 개선을 위한 컨텐츠를 제공하는 등 사용자별 맞춤형 건강관리가 가능하다. 특히 의료취약지역이나 여행 중인 환자의 질병 조기발견 및 사후관리가 용이해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진윤태 교수(소화기내과장 겸 염증성 장질환센터장)는 “염증성 장질환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평생 관리하는 병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하며 “증상이 없더라도 안이하게 생각하지 말고 주기적으로 철저히 관리해야 재발의 횟수나 정도를 줄일 수 있고 결과적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에는 증상의 기록보다는 환자들의 기억에 의존해 진료를 위한 정보를 얻어야 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 및 관리가 어려웠던것이 현실”이었다며 “환자데이터 확보 및 맞춤형 콘텐츠 제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어플리케이션이 정확한 진료와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