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송금종 기자 = 코로나19가 우리 삶을 많이 바꿨다. 그 중 하나가 교육이다. 불과 한두 달 전만 해도 학생들은 비대면 수업과 시험에 적응해야 했다. 안전을 위해서지만 그들이 배움의 혜택을 완전히 누렸는가를 따진다면 수긍하기 어렵다. 거리두기 완화 조치로 등교 인원이 늘었지만 코로나 이전만큼의 교육 수준을 회복하기에도 쉽지 않아 보인다.
코로나 사태로 교육 혜택에서 멀어지는 이들은 더 있다. 바로 노인들이다. 금융 취약계층인 노인들이 교육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 이들은 대면은커녕 비대면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었다.
“대면교육 줄고 비대면 신청은 제로”
실제로 금융기관이 진행하는 교육은 코로나 이후 감소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면 교육 신청 건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비대면 교육 신청 건수는 2년 연속 제로(0)에 불과하다. 금감원은 맞춤형 교재와 동영상을 만들어 배포하는 등 어르신 금융교육에 앞장서 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대면 교육을 계속 해왔고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신청 자체가 별로 없다”며 “비대면 교육은 지난해도 그렇고 신청이 ‘0’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대면 교육을 하려면 PC 등 기자재가 준비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기도 하고 무엇보다 신청을 안 한다”며 “그렇다고 교육을 강요할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신청이 없다보니 혜택을 받지 못하는 건 노인들이다. A복지관에서 만난 시민은 “(비대면 교육을)받은 적이 없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사용할 줄 몰라서”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우리는 해당이 안 된다. 여기에서 계약을 해야 배우지 (안 그러면 못 배운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민도 “보이스 피싱이 있다는 것만 알지 그런 교육을 받아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은) 필요한데 요새 코로나 때문에 교육이 없지 않느냐”며 “코로나가 좀 완화되면 한 번 해보자고 건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문교육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복지관 사정도 ‘극과 극’…“대면·비대면 병행해야”
복지관마다 사정은 극과 극이었다. A복지관도 한 때는 정기적으로 대면교육을 진행했다. 연간 교육과정을 짜기도 했지만 지금은 중단됐다. 현재는 유튜브로 시청각 자료만 제공하고 있다. 다만 금융콘텐츠가 저조하고 동영상교육도 제때 안 돼 조회 수가 낮다. A복지관 관계자는 “채널을 개설한 지 얼마 안 됐다”며 “어르신들이 영상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숙제”라고 전했다.
유튜브에 ‘노인복지관 금융교육’을 검색하면 복지관마다 영상이 다수 업로드 돼있다. 하지만 조회 수는 전반적으로 낮다. 온라인 교육이 아직은 익숙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예금보험공사 지원을 받은 센터 역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어르신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인터넷과 모바일 사용이 익숙하지 못한 어르신들은 금융사기에 상시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사기수법 또한 계속 진화하고 있어서 더욱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그런 면에서 B복지관은 대응이 빠르다. B복지관은 비대면 교육과 함께 정부 방침에 따라서 최소 인원에 한해 대면 교육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 온라인으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는 한 노인 강사는 “온라인 교육은 많은 이에게 교육 기회를 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수강생 수준을 알 수 없어 수업을 준비하기 까다롭다”고 전했다. 이밖에 수업 도중 오류 정정이 불가능한 점, 수강생 반응이 각양각생이라는 점 등을 고충으로 들었다.
그는 “대면 교육과 비대면 교육을 병행하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정부 방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라며 “노인들은 이런데 와서 교육도 듣고 친구도 만나는 게 삶의 즐거움인데 그게 없으니까 힘들어 한다. 그래서 복지관도 어떻게든 대면 강의를 신경 쓰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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