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지수 영동한의원 진료원장(침구과 전문의)
올해 대학 수학능력(수능)시험일이 3주 남짓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지끈지끈 머리가 아파오고 마음도 급해지기 쉬운 때다. 더욱이 계절이 늦가을에서 초겨울로 바뀌는 환절기여서 공부 못잖게 건강관리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요즘 청소년들은 유난히 잔병이 많다. 특히 수험생이라는 이름표만 달고 나면 일상생활 중 온갖 이상 증세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한 예로 수험생 증후군 중 하나인 소화불량과 두통은 정신적인 압박감이 주원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입시 스트레스와 관련이 깊다. 공부에 대한 지나친 스트레스로 인해 비장과 위장 기능이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서다.
일단 소화불량으로 고생하기 시작하면 학습에도 지장이 생긴다. 소화가 안 되면 뇌까지 가야 할 영양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늘 머리가 무겁고 집중력이 저하된다.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위의 부담을 덜기 위해 소식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식사를 하되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이 좋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도록 한다.
수험생의 두통은 대부분 긴장성 두통이다. 시험을 보고 난 뒤 느끼는 두통 등이 그 예이다. 두통은 주로 늦은 오후나 저녁에 발생하며 피곤할 때 자주 재발한다. 진통제를 쓸 경우에는 타이레놀 등 가벼운 진통제가 좋으며, 항우울제 등의 약물을 복용할 때는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약물 외의 생활요법법으로는 샤워가 있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면 혈액순환이 잘 되고 기분이 안정돼 두통이 해소된다. 음식을 이용할 수 있다. 영양사들의 조언에 의하면 시금치, 미나리, 무, 생강, 파, 된장, 꿀 등이 두통 해소에 좋고, 수분과 염분이 많은 음식은 피하는 것이 두통을 덜어주는 방법이다.
청소년기는 ‘피가 끓는 시기’이다. 이때는 상체로 열이 많이 올라간다. 스트레스로 인해 가슴과 머리에 열이 가중되면 축농증, 비염, 만성 기침 등의 질환이 생기기 쉽다. 대신 하체는 상대적으로 차가워져 설사, 변비, 복통, 식욕부진 등이 일어난다.
그 중 청소년기의 축농증, 비염 등은 집중력을 방해하는 한 요인이다. 코에 문제가 생기면 두뇌활동이 저하되고, 코가 막혀 산소공급이 순탄치 못하게 되면 뇌로 보내지는 산소 공급량이 부족해 공부는 물론 일상생활을 위한 두뇌활동에도 지장을 받게 된다. 코 감기로 코가 막혀 있으면 항상 머릿속이 꽉 막힌 듯 답답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축농증이나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는 수험생은 코를 숙이면 코에 혈액이 많이 쏠려 더욱 답답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축농증은 코 인근 부비동에 끈적끈적한 농이 차는 질환으로 대부분 코가 막히고, 콧물이 계속 나오면서 머리가 무겁고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이것이 고쳐지지 않고 계속될 경우 기억력이 감퇴되고 주의력이 산만해지며 무기력감이 나타나 한창 공부에 집중해야 할 수험생에게는 치명적이다.
아무리 학업이 바쁘더라도 축농증 치료를 미뤄서는 안된다.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오히려 더 득이 된다. 계속 방치하면 치료비용과 시간이 더 들 뿐만 아니라 그 때문에 학업에 지장을 받아 성적도 오르지 않게 된다. 수험생이 그러한 증상을 보이면 빨리 대처하여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