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속에서 ‘검찰 개혁’을 강조하는 집권여당의 행보에 일침을 가했다.
금 전 의원은 4일 페이스북에 ‘소위 검찰개혁론에 대한 두가지 의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집권여당 정치인들이 입만 열면 ‘검찰개혁’을 말하는데 들어보면 내용도 불분명하지만 두 가지 정말 상식적인 차원의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윤 총장의 사퇴 주장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금 전 의원은 “개혁은 특정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와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라는 당연한 얘기를 하지 않더라도, 윤 총장을 임명한 사람이 문재인 대통령 본인”이라며 “집권 4년차에 이 정부 들어서 임명했던 검찰총장을 퇴진시키는 것이 검찰개혁이라면 결국 그게 성공해도 제자리 걸음이 되는 셈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또 민주당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을 통해 공수처 출범을 강행하고 있는데 대해 “오히려 검찰보다 더 힘이 센 기관을 만드는 것이 어떻게 개혁이냐는 당연한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은 “공수처장은 야당의 비토권이 있어서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된다는 것이 유일한 설명이었다”며 “그런데 야당의 반대로 공수처 출범이 늦어진다는 이유로 비토권을 없애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한다고 한다. 검찰이 가진 구조적 모순(기소권 수사권의 독점)을 그대로 갖고 검찰보다 더 힘 센 기관을 하나 더 만드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권위주의 정권이나 대통령이 전횡을 일삼는 정부가 들어서면 지금까지는 검찰 하나로도 억압적 통치를 할 수 있었는데 이제 양손에 칼을 쥐어주는 셈이 되지 않나”라며 “입만 열면 ‘검찰개혁’을 얘기하는 집권여당 정치인들은 제발 한번쯤 스스로의 모습과 지금 서 있는 위치를 돌아봤으면 좋겠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앞뒤가 안맞고 자기모순이 극치에 달한 말을 늘어놓으면서 무슨 문제를 만나든 ‘검찰개혁’을 주문처럼 중얼거리는 모습을 보면 정말 눈먼 붕어같다는 생각만 든다”며 “이대로 가다간 그냥 성과 없는 정부가 아니라 개혁을 후퇴시킨 정부로 남게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편 추 장관은 전날 ‘검찰개혁’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일각에서 제기된 ‘사퇴설’에 대해 일축했다. 추 장관은 페이스북에 “이 백척간두에서 살떨리는 무서움과 공포를 느낀다”면서도 “이를 혁파하지 못하면 검찰개혁은 공염불이 되고 말 것이다. 그렇기에 저의 소임을 접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도 이날 정기국회 내 공수처 출범을 다짐하며 ‘검찰개혁’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개혁은 지금도 저항받고 있다. 지금의 갈등도 개혁과 저항의 싸움”이라며 “여기서 멈출 수 없다. 오랜 세월 검찰개혁은 저항으로 좌절했지만 더는 좌절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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