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전세난이 불 지핀 중개수수료 논란 “소비자, 과하다” vs “중개사, 책임 아냐”

[기획] 전세난이 불 지핀 중개수수료 논란 “소비자, 과하다” vs “중개사, 책임 아냐”

전세가격 상승에 부동산 중개수수료도 껑충
중개사, 복비가 수입 전부....수수료율 개선 반대
소비자, 중개수수료 부담...인하해야

기사승인 2020-12-14 06:05:01
사진=안세진 기자
[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전세난으로 인해 전세가격이 상승하면서 부동산 중개수수료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중개수수료 요율표 개선이 이뤄져야한다는 주장이 새어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중개사들은 무조건적인 요율 개선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들은 집값 상승으로 인한 분노의 화살을 중개사 측으로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며, 요율표 개선 이전에 제도적 보완을 통한 중개사 수익구조의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중개사는 중개수수료가 유일한 수익구조인 만큼, 이를 다변화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될 때 수수료 요율표도 유연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진=박효상 기자

◇서울 전세, 매물 ‘줄고’ 가격 ‘오르고’ 

12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8691건으로, 이 가운데 전세(5345건) 비중이 61.5%를 차지했다. 이는 10월 비중(72.2%)보다 10%p 이상 감소한 것으로, 올해 가장 낮은 수치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전세 거비중이 가장 낮은 지역은 강동구(33.9%)였으며 중랑구(34.7%), 서초구(46.2%), 종로구(49.3%), 동대문구(50.6%), 구로구(51.6%), 강남구(54.6%), 송파구(58.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전세가격도 높아지고 있다. KB국민은행 리브온의 월간 KB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5억6069만원으로 전달(5억3677만원)보다 2390만원이나 올랐다. 이는 KB국민은행이 해당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1년 6월 이후 9년 5개월 동안 가장 크게 오른 수치다.

사진=박태현 기자


◇“매물 2~3곳 보여주는 것 치고는 수수료가 너무 과해”

#올 초 A씨네 신혼부부는 온라인 직거래를 통해 2억원짜리 전셋집을 구했다. 전세 2억 기준 중개수수료는 60만원인데, 그만한 값을 하는 서비스였다면 모르겠으나 조건에 맞는 집 2~3곳을 보여주고 매칭을 해준 것 치고는 과도한 금액이라는 판단에서다. 계약은 전세대출을 받기 위해 임대인이 알고 지내는 중개사무소에 ‘대서’를 맡겼다. A씨 부부는 60만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20만원에 해결할 수 있었다.

전세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자 중개수수료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10억원에 육박한다. 몇 해 전만 하더라도 아파트를 살 때 0.4~0.5% 수수료를 내다가, 최근 들어 0.9% 수수료를 내게 된 것이다.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임대차 계약의 경우 ▲1억원 이상~3억원 미만, 0.3% ▲3억원 이상~6억원 미만, 0.4% ▲6억원 이상, 0.8%를 적용하고 있다. 예컨대 보증금 2억원짜리 전셋집을 거래할 때는 60만원, 5억원짜리는 200만원, 9억원짜리는 최대 720만원이 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중개수수료가 적정 수준인지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과반 이상이 부담이 된다고 답했다. 조사는 지난달 2일부터 13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이뤄졌다. 설문에는 총 2478명이 참여했으며 이중 공인중개사가 49.8%, 일반 국민이 50.2%였다. 

응답자 중 50.5%는 국민주택 규모인 85㎡ 부동산의 적정가격은 3억원∼6억원이라고 대답했고, 46.7%는 서울 지역이라 하더라도 85㎡ 주택 적정가는 6억원∼9억원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주택 가격 6억∼9억원의 경우 응답자의 43.2%가 0.5%∼0.6%라고 답했다. 현재 해당 가격대에 적용되는 중개보수 요율은 0.5%다. 0.9%가 적용되고 있는 9억원 초과 주택가격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28.4%가 0.5%∼0.6%, 25.7%는 0.7%∼0.8%라고 응답했다.

사진=안세진 기자


◇“집값 상승의 화살을 왜 우리에게”

#“수수료율은 저렇지만 실제 협의를 거치다 보면 최대보다 낮은 수수료를 받게 된다. 요율표상의 수수료는 어디까지나 상한선이다” (B공인중개사)

#“서울이나 수도권 인기지역의 경우 집값이 높으니까 거래 한 건만 성사돼도 높은 복비를 받게 되지만, 지방 소도시 같은 경우엔 복비라고 해봤자 크지 않다” (C공인중개사)

#“거래가격보다 거래량이 중요하다. 요즘과 같이 거래절벽의 상황에서는 중개사 간에 경쟁이 치열하다. 평균 석달에 두건 정도 매매거래가 이뤄진다고 보면 된다" (D공인중개사)

중개업계는 무조건적인 요율표 개선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집값 상승으로 인한 분노의 화살을 중개사 측으로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요율표상 요율은 어디까지나 최대치인 만큼 그보다 적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중개사협회 관계자는 “복비가 오르는 건 결국 집값이 올랐기 때문이다. 집값 상승을 중개사들의 책임이라고 보는 것은 잘못된 거 같다. 따지고 보면 정책상의 실패”라며 “단순 비교를 하자면 복비가 줄면 세금도 내려줘야 하고, 집값이 떨어질 경우 복비를 올리거나 해야 하는데 그렇게는 안하지 않나”고 토로했다.

이들은 요율표 개선 이전에 제도적 보완을 통한 중개사 수익구조의 다변화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중개사의 수익구조는 중개수수료만이 수익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협회 관계자는 “중개사들의 수익구조는 복비가 거의 전부라고 보면 된다. 다른 수익구조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안된다”라며 “요율표 개선 등의 논의가 효과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먼저 제도적으로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의 경우 중개서비스가 우리나라보다 더욱 뛰어나다”며 “단순 중개뿐만이 아니라 부대서비스로 법률, 세금, 인테리어 등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알선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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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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