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플라스틱 일기’ 챌린지가 진행 중이다. 매일 하루 자신이 배출한 플라스틱 쓰레기를 사진으로 찍은 후 이를 일기처럼 기록하는 것이다. 소감과 함께 페트병과 빨대, 음료수 컵, 약 포장용기, 배달음식 포장용기 등의 사진이 SNS에 게재된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의 제안으로 지난 1일부터 챌린지가 시작됐다. 챌린지는 오는 30일까지 한달여 동안 진행된다. 참가자는 5000여명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매일 플라스틱 일기를 쓰고 주별 미션에도 참여한다. 1주차 미션은 자신이 주로 배출한 플라스틱 쓰레기의 재질이 무엇이었는지 살펴보고,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보는 것이었다. 참가자들은 “빨간 양념은 햇빛에 하루 정도 말리면 하얘진다” “다 쓴 토너통을 화장품 가게에 가져가면 포인트로 환급해준다” 등 플라스틱 일기를 쓰며 알게 된 정보 등을 나누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플라스틱 일기 작성이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챌린지에 참여 중인 심규예(34·여)씨는 “평소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었는데 일기를 써서 눈으로 확인하고 기록하니 또 다른 ‘각성’이 되고 있다”며 “요즘은 상품을 구매할 때도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기 위해 정부나 기업의 적극적인 규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참가자 A씨는 “생각보다 재활용 되지 않는 플라스틱이 많다. 그런 플라스틱이 그대로 매립지로 가지 않았으면 한다”며 “기업들이 우선해서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는 것에 앞장섰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기업에 일회용 플라스틱 배달용기 소비를 줄여달라는 적극적인 요구도 나온다. 서울청년기후행동은 13일 매출 상위 50개 프랜차이즈 회사에 플라스틱 용기 감축 관련 공개 질의서를 보낸 것에 대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앞서 총 30개 기업에 “플라스틱 감축 또한 중요한 기후위기 대응의 일환”이라며 “배달 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으로서 책임있는 자세와 플라스틱 감축을 위한 계획과 의지, 실행을 보여달라”는 질의서를 보냈다.
답신을 보낸 곳은 이비가푸드와 아모제푸드, 더본코리아 등 3곳에 불과했다. 이들 기업은 각각 “종이 재질 포장용품 도입을 조율 중” “천연소재인 바이오메스 친환경 용기를 이용한다” “환경부와 플라스틱 빨대를 줄이는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서울청년기후행동은 답변을 주지 않은 다른 기업에 대해 “매출이 높은 기업으로서 침묵으로 답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배달용기로 사용되고 버려지는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며 “매출이 높은 기업을 대상으로 하루빨리 종이용기 전환, 다회용기 사용 장려 등 지침을 강화하고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 감염 우려 등으로 인해 배달 음식 소비가 늘었다. 녹색연합은 지난 8월 기준, 음식배달 서비스에 따른 플라스틱 배달용기 쓰레기가 하루에 830만개씩 발생한다고 추산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플라스틱 폐기물이 하루 평균 848톤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6% 증가한 수치다.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