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과거 발언이 발목잡나…국민의힘 “사퇴가 답이다”

변창흠 과거 발언이 발목잡나…국민의힘 “사퇴가 답이다”

기사승인 2020-12-21 07:40:16
서울교통공사 노조원과 청년전태일, 서울청년진보당 관계자들이 20일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4년 전 구의역 사고 관련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2016년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때 발언과 관련, 장관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지명된 변창흠 후보이 과거 발언이 공개 된 후 당사자가 직접 사과했으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야당은 “사과가 아니라 사퇴가 답”이라며 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2016년 5월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를 하던 김모군이 전동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 조사에 따르면 2인 1조 규칙을 위반할 수밖에 없었던 인력 부족과 외주화의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다.

하지만 당시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던 변 후보자는 공식회의 자리에서 사고 원인을 사망한 외주업체 직원 개인의 잘못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알렸다. 당시 변창흠 후보자는 “스스로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고 말하고 “서울시 산하 메트로로부터 위탁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일었다.

이러한 발언 사실이 알려지자 정의당 장혜영 원내대변인은 지난 18일 브리핑을 통해 “김군의 죽음을 당시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이던 변창흠 국토부장관 후보자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이라고 치부하는 발언을 했음이 내부 회의록을 인용한 언론 보도를 통해 밝혀졌다”면서 시인 심보선의 시 ‘갈색 가방이 있던 역’을 인용하며 유감을 표했다.

정 원내대변인은 “김군의 죽음이 정말로 그저 위탁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입니까. 정말로 김군이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습니까. 정말로 그렇게 말할 수 있습니까. 부끄럽지도 않으십니까”라며 반문했다.

이어 “우리 사회의 무수한 김군들을 지킬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차가운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 외롭게 멈춰서있는 지금, 위험의 외주화, 구조적 재난을 개인의 실수로 치부하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안일하고 부당한 현실인식에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며 본인의 잘못된 과거 발언에 대해 뉘우치고 국민 앞에 진정성 있게 사과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당시 김군 동료들이 변창흠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교통공사노조 PSD지회 등은 20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변 후보자는 김군을 모욕하고, 김군이 잘못해서 사망한 것인 양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며 “이런 인물이 서울교통공사의 감독기관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 측은 “김군의 사고는 비용 절감을 위해 노동자 한 사람에게 부과된 과도한 업무량과 ‘위험의 외주화' 때문에 발생한 구조적 문제다. 3년 새 똑같은 사고로 세 명의 노동자가 죽은 현실을 피해자 개인의 탓으로 돌린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이같은 인식을 가진 장관을 임명하는 것은 스스로 반노동적임을 실토하는 행위다. 유가족과 동료의 고통을 헤아린다면 막말 당사자의 임명을 철회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변 후보자는 과거 임대주택 거주자에 대한 발언으로 그릇된 인식을 갖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변 후보자는 공공임대주택에서 공유 식당을 만들자는 제안에는 “못사는 사람들이 미쳤다고 밥을 사 먹느냐”고도 말했다는 것이다.

변 후보자는 18일 보도자를 통해 “4년 전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재직 시 발언으로 인해 국민에게 심려를 끼치게 돼 죄송하게 생각한다. 자신의 발언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 입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하며 공직 후보자로서 더 깊게 성찰하고 무겁게 행동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윤희석 대변인은 지난 19일 논평을 통해 “국토부 장관 후보자의 부적절한 과거 행태와 발언들이 연일 논란이다. 공유주택 입주자를 ‘못 사는 사람들’로 단정하며 비하했다. '구의역 사고'를 피해자의 부주의 탓으로 치부하며 모욕했다. 저급한 인간관이고 박약한 인권의식”이라며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변인은 또한 “(변창흠 후보자가) 정권 실세들에게 수의계약으로 일감을 몰아줬고, 직원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편을 갈랐다면서,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자리에 지인들을 채용했고, 사장인데도 진주 LH 본사에는 월 7일 근무했다. 기가 막힌 인성”이라며 “엉터리 부동산 정책에 3년 넘게 시달렸다. 이런 무자격자에게 더 고통을 받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20일에도 대변인 논평을 통해 변창흠 후보자의 사퇴를 재차 촉구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20일 논평에서 “예전에 하신 말씀을 전해 듣노라면, 어려운 환경에 처한 분들에 대한 그 무심함과 차가움에 소름이 돋는다. 과연 사과 한마디로 내면의 인식이 달라지나. 변창흠 장관 후보에게 ‘서민을 위한 나라’는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최근 제기된 공사 사장시절 지인 채용 논란과 본사 근무 현황 등을 지적하면서 “털면 털수록 먼지가 더 나는 인선을 주도한 청와대 인사수석과 민정수석은 국민 앞에 사죄하라. 도대체 무엇을 검증했다는 것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배준영 대변인은 “무엇보다도 문제가 되는 것은 김수현 사단의 황태자로서 지금까지의 정책을 답습하려는 것이다. 원래 개각의 의미는 변혁인데, 이번 개각은 ‘속편’이나 ‘개정 증보판’ 같은 인선이다. 우리는 지난 24번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같은 일이 재연될 터널 입구에 서 있다. ‘사과’가 아니라 ‘사퇴’가 답”이라고 강조했다.

songbk@kukinews.com
송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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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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