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오래 먹을수록 골절 위험↑…6개월 이상 복용 시 43% 증가

약 오래 먹을수록 골절 위험↑…6개월 이상 복용 시 43% 증가

기사승인 2026-04-01 11:08:07
손기영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중증 노년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으로 여러 약을 장기간 복용할 경우 고령층의 골절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손기영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허연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만 66세 노인 3만2771명을 최대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약물을 6개월 이상 복용한 경우 골절 위험이 43% 높았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은 복용 약물 수와 항콜린성 부담, 복용 기간 등을 기준으로 골절 발생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약물 수는 0~1개, 2~4개, 5~9개, 10개 이상으로 구분했고, 항콜린성 부담은 ‘한국형 항콜린성 부담척도(KABS)’를 적용해 평가했다.

분석 결과 약물 수가 많을수록 골절 위험도 증가했다. 5~9개 약물을 복용한 그룹은 0~1개 복용 그룹보다 골절 위험이 29% 높았다.

특히 복용 기간이 중요한 변수로 나타났다. 6개월 이상 장기 복용한 그룹의 골절 발생률은 7.8%로, 단기 복용 그룹(4.9%)보다 위험이 43% 높았다.

항콜린성 성분이 많은 약물을 복용할수록 위험은 더 커졌다. 항콜린성 부담이 높은 상태에서 6개월 이상 복용한 경우 골절 위험은 최대 65%까지 증가했다.

항콜린성 성분은 항히스타민제 등 감기·비염 치료제뿐 아니라 과민성 방광, 위장 질환, 파킨슨병, 우울증 치료제 등 다양한 약물에 포함돼 있다. 해당 성분이 축적되면 어지럼증을 유발해 낙상과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

고관절 골절 위험도 복용 기간에 따라 크게 달라졌다. 약물 개수만으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지만, 6개월 이상 장기 복용한 경우 고관절 골절 위험이 최대 4.25배까지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약물 종류나 개수뿐 아니라 복용 기간이 골절 위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대규모 데이터를 통해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손기영 교수는 “약물의 개수뿐 아니라 복용 기간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료진은 불필요한 약물을 줄이고, 복용 기간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com
이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