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실 2배 늘리고 중환자실 확충…“최초 여성병원 답게 의료 본질 충실”

신생아실 2배 늘리고 중환자실 확충…“최초 여성병원 답게 의료 본질 충실”

기사승인 2026-03-23 06:00:05
김한수 이대목동병원장. 임은재 기자

‘일반 병실은 줄이고, 중환자 병실은 늘린다.’ 정부가 2024년 말부터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사업을 추진하면서 병원들이 마주한 과제다. 중환자 수용력 강화를 목표로 한 정책에 맞춰 대형 병원들은 병동 개편과 신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성인 환자 중심으로 병상 조정을 이어가는 흐름 속에서, 신생아 병상을 확대하며 상급종합병원의 역할에 대응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목동병원은 최근 병동 리모델링을 마쳤다. 지난 2025년 9월부터 약 6개월간 진행된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6인실 중심의 일반 병실을 4인실로 전환하고, 층별 공용 화장실을 병실별 화장실로 재편해 환자 공용 공간을 확대했다. 여기에 더해 신생아 중환자실과 음압실 등 특수 병실을 확대하며 신생아 환자를 위한 공간을 마련한 점이 특징이다.

이대목동병원이 성인 환자 중심의 특수 병실이 아닌 신생아 중환자실과 음압실 등을 확대하기로 한 배경에는 이화의료원의 정체성 회복에 나서겠다는 병원 구성원들의 판단이 있었다. 우리나라 최초 여성병원인 보구녀관의 정신을 이어온 역사에 비춰 병원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이에 걸맞은 결단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김한수 이대목동병원장은 “이화의료원의 정체성이자 강점으로 꼽히는 진료과는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등이었지만 잠시 침체기를 겪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신생아실 면적을 2배 이상 늘리고 신생아 중환자실을 확충하는 방향을 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화의료원이 가지고 있던 정체성과 자존심을 회복하는 동시에, 상급종합병원으로서 국내에서 취약한 의료 분야를 책임져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대목동병원은 병동 리모델링을 계기로 상급종합병원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데에도 초점을 맞췄다. 신생아 중환자실뿐 아니라 혈액암 환자를 위한 무균 치료실 등을 확충하며 성인 중증 환자를 위한 진료 환경도 강화했다. 1·2차 의료기관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중증·고난도 진료를 담당하는 상급종합병원의 본질에 맞춰 공간을 재구성했다는 설명이다.
 
김 병원장은 “병원 구성원들과 논의하며 가장 강조한 부분은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이었다”며 “상급종합병원은 환자를 치료하는 역할을 넘어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증·고난도 환자들이 적절한 환경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대표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의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사업 취지에 맞춰 필요한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대목동병원은 이번 병동 리모델링을 통해 환자뿐 아니라 의료진의 업무 편의성도 강화했다. 과거에는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살피기 위해 개별 병실을 계속 방문해야 하는 구조였다.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두 개 병실 사이에 의료진이 상주하며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공간을 새롭게 마련했다. 이로 인해 병실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환자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고 대응 속도도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김 병원장은 “이번 병동 리모델링은 건물 신축이 아니기 때문에 적용할 수 있는 변화에 한계가 있었다”며 “환자 수용 능력은 유지하면서도 의료진과 환자 모두가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또한 “신생아 중환자실은 공간이 확장되면서 병상에서 보다 복잡한 처치와 수술까지 가능해졌다”며 “변화하는 병원 환경의 흐름에 맞춰 간호·간병 강화 등 정책 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대목동병원은 병동 리모델링을 마친 이후 증축을 통한 추가 확장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 병원장은 “이대목동병원이 1993년 개원한 이후 시간이 흐르며 건물과 시설이 점차 노후화됐다”며 “코로나19 기간 1차로 4층부터 8층까지 병동 리모델링을 진행했고, 이번에 2차로 9층부터 12층까지 개편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건물을 활용한 리모델링이 1단계였다면, 2단계로는 새로운 건물 증축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현재 공간의 한계를 보완하고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보다 쾌적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com
이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