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헬스] 젊은 사람도 코로나 후유증…‘당뇨‧고혈압’ 지금 관리해야

[2030헬스] 젊은 사람도 코로나 후유증…‘당뇨‧고혈압’ 지금 관리해야

만성질환 '인식·관리율' 낮은 젊은 환자, 코로나 중증도·사망 위험 높아

기사승인 2020-12-24 04:08:01
수도권 5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 시행 첫 날인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동 타임스퀘어 내부 식당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국내 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위중증 환자도 늘고 있다. 지난 21일‧22일에는 하루새 사망자 수가 각각 24명씩 증가해 지난 1월 국내 코로나 발생 이래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이는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취약계층, 60대 이상 고령층,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위중증 환자 및 사망자가 그만큼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증상 또는 경증 감염이 많이 일어나 치명률이 낮은 젊은 연령층도 안심은 금물이다. 젊은 층에서도 감염 후 후유증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고,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을 경우 위중증 및 사망위험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젊은 코로나 확진자, 당뇨‧고혈압 있으면 중증 위험도 ↑

최근 박성미, 배성아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심혈관 위험인자 및 심장질환을 가진 젊은 환자들이 코로나 감염 후 중증도 및 사망 위험도가 더욱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젊은 층에서 심근 및 혈관 손상이 있음에도 적극적인 관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코로나 감염 시 취약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까지 알려진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위험인자는 60세 이상의 고령, 기저질환, 남성 등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나이가 증가할수록 고혈압, 당뇨, 심혈관 질환 유병률이 증가하기 때문에 그동안에는 고령의 환자들이 코로나 감염에 취약하다는 보고가 많았다. 반면, 심혈관 위험인자를 가진 젊은 환자들에서 코로나 위험도가 높다는 연구는 많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나이대별 심혈관 기저질환 유무에 따른 위중증, 사망률 위험도를 비교하기 위해 펍메드(PubMed), 엠베이스(EMBASE) 등에 게재된 9878건의 문헌 고찰을 통해 51개의 코로나 논문 (4만8317명)을 메타 분석했다. 그 결과, 모든 연령에서 고혈압, 당뇨, 심혈관질환이 있을 때 위중증 및 사망 위험도가 높았고, 심혈관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 및 심장질환이 있을 때 50세 이하의 젊은 환자들은 60세 이상의 고령에 비해 위중증 및 사망위험도가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이는 노인뿐만 아니라 젊은 환자들도 기저질환이 있다면 코로나 감염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만성질환과 코로나 위험도 간 연관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중국 질병관리본부의 자료에 의하면, 4만4672명의 코로나 감염 환자의 당뇨병의 유병률은 5.3%였다. 당뇨병이 있는 확진자의 사망률은 전체 사망률(2.3%), 기저질환이 없는 코로나 환자의 사망률(0.9%)보다 높은 7.8%였다. 정인경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정인경 교수는 “또 당뇨병 환자는 고혈압, 비만,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의 다른 만성질환이 동반돼 있는 경우가 많다. 질병에 취약한 만큼 더욱 감염 예방에 힘써야 하는 이유”라고 당부했다.

◇만성질환 인식 저조…“젊을 때 치료해야”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은 규칙적인 치료 및 관리로 예방 가능하다. 하지만 젊은 층의 관리 비율은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20~40대의 젊은 연령층에서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등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비율은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연령대별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인지율(2016∼2018년, 자료통합>


30대의 관리수준은 10%대에 불과하다. 질병관리청의 2016~2018년 고혈압‧당뇨병‧고콜레스테롤혈증 관리현황을 보면, 30~39세의 고혈압 인지율은 19.8%였고 치료율은 16.9%, 유병자기준 조절률은 12.3%에 불과했다.

당뇨병의 경우에는 30대 인지율이 33.6%인 반면, 치료율은 28.5%, 유병자기준 조절률은 34.7%였다. 고콜레스테롤혈증도 30대 인지율은 18.0%, 치료율 10.6%, 유병자기준 조절률은 7.2%로 낮았다. 또 해당 질환을 가진 젊은 환자들의 치료자기준 조절율도 다른 연령대과 비교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번 통계에서 20대의 만성질환 관리현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젊은 연령층에서 질환 인지율이 낮은 것으로 미루어볼 때 건강검진 비율이 낮은 20대의 인지율이나 치료율, 조절률은 더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에 따르면, 고혈압‧당뇨병과 관련이 깊은 이상지질혈증(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 인구 중 2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8년 기준 18.9%였는데, 20세 이상 성인 중 지질저하제를 꾸준히 복용을 유지하는 환자 비율은 40%대에 불과했다. 

만성질환 치료는 최대한 빨리 시작해야 효과가 크기 때문에 젊었을 때부터 질환을 인지하고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박재형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젊을수록 건강관리를 등한시하는 경향이 강하고 뚜렷한 증상이 없어 관리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유병기간이 길수록 합병증 발생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또 젊을수록 몸이 덜 망가졌기 때문에 치료도 수월하고 교정할 수 있는 조건도 많다. 젊은 환자들은 당장 약물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생활습관 교정이나 건강관리만 잘해줘도 효과를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탈모, 통증, 치아빠짐 등 후유증 다양

기저질환이 없더라도 다양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는 통증, 탈모, 피부질환 등이 있고 대인기피증, 우울감 등 정신적 후유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치아가 빠졌다는 사람도 있다. 미국 부어히스빌에 거주하고 있는 파라 케밀리(43)는 살면서 단 한 번도 영구치 손실을 경험한 적이 없는데, 갑자기 아랫니가 빠졌다고 뉴욕타임즈는 지난 달 26일 보도했다. 케밀리는 지난 봄 코로나에 걸렸다가 완치됐으며, 그가 가입한 온라인 사이트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근육통, 신경통 등의 후유증을 겪은 바 있다. 참고로 이 사이트에는 코로나 후유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이 치아 손실 또는 관련 문제와 연관된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해당 사이트에서는 치아가 빠지거나 잇몸이 약해지거나, 치아가 회색으로 변했다는 사례를 찾아볼 수 있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지난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젊은 층의 치명률은 낮지만 어떤 후유증이 나타날지에 대해 연구결과가 충분하지 않아서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완치된 젊은 환자들 중에는 통증이 계속 지속되고 있다고 호소하는 분들도 있고, 집중력 저하나 피부변색, 피부노화 등을 호소하는 분들도 있다”고 밝혔다.

손 반장은 “다만 이런 부분들은 조금 더 많은 후속연구들이 이루어져야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만큼, 젊은 층도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최선이다”라고 강조했다.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