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의 실명이 적힌 손편지를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가 동의 없이 공개한데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김 교수는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피해자가 故 박 전 시장에게 쓴 세통의 편지를 올렸다. 김 교수가 올린 사진에는 피해자의 실명이 그대로 노출돼있었다. 이후 김 교수는 사진 속 이름을 지웠고 논란이 커지자 해당 게시물을 비공개로 돌렸다.
이와 관련, 안 대표는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 교수를 겨냥, “여권 진영에 속한 한 대학 교수가 전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 손편지를 공개해 사실상 2차 가해 행위를 저지르고, 사과의 글을 올리면서 또 다시 피해자에 대한 부적절한 시각을 드러냈다”며 “삐뚤어진 채 굳어버린, 진영에 대한 맹신이 인간을 얼마나 무모하고 잔인하게 만들 수 있는지 새삼 깨닫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손편지의 내용이 피해자답지 않다는 주장은, 지난 수십 년간 피해자다움의 여부를 처벌의 기준으로 삼는 바람에 법의 심판을 비켜 간 수 많은 성범죄자들을 옹호했던 주장”이라며 “어떻게 해서든 자기편의 비리는 감추고 두둔해서 합리화시키려는 진영논리가 참으로 무섭고 지긋지긋하다”고 질타했다.
또 “가해자는 공인이지만 피해자는 공인이 아니기에 공개 질문에 답해야 할 의무는 없다. 시민의 물음에 답해야 할 상황에서 진실을 감추고 도망친 자들은 누구인가”라며 “수년 동안 서울시청 6층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공개 질문은 피해자가 아닌 그들에게 해야 맞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모 교수는 진영논리에 함몰돼 정의와 상식에 반하는 무분별한 추가 가해 행위를 중단하고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한다. 가담하고 있는 사람들도 자중하길 바란다”며 “사회의 편견과 가해자의 압박에 고통 받는 이 땅의 수많은 성폭력 피해자들 편에 서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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