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는 실비보험과 관련한 도덕적 해이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보험 가입 여부를 묻고 치료하는 식의 행위가 만연하기 때문이다. 의료기관별 진료비 편차도 크다. 2019년 근골격계 관련 도수치료 1회 비용은 병원급 기준 최저 5000원~최고 24만원 차이가 발생했다. 환자 입장에서는 의료진의 권고대로 치료를 받았을 뿐이니 억울할 수밖에 없다.
이에 정부가 과잉진료를 부추기는 비급여 항목의 관리를 강화하고 보험 상품구조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국민 안전차원에서 올바른 방향인지는 고민이 필요하다. 특히 보험료 차등제가 과잉진료를 막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순 있겠으나, 도수치료로 의학적 효과를 본 환자들 입장에서는 치료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환자들의 반응이 달갑지 않은 것도 여기에 있다. 비급여 진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험에 가입했는데, 진료비 청구를 많이 했다고 보험료를 올리는 것은 실비의 존재 목적과 맞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도수치료가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정작 적정 진료와 과잉 진료의 기준은 없는 상태다. 도수치료의 질과 시행 기관에 대한 관리도 선행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들이 맞물리며 다시 비급여 항목의 과잉진료로 이어지고 있다.
‘피부과 의사가 도수치료를 한다’는 기사의 댓글을 읽고, 의학적 소견이 없는 사람이 목 디스크 수술을 받은 환자의 목을 잘못 꺾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는 전문가의 말을 듣고 비급여 관리정책의 우선순위는 정해졌다고 생각했다. 비급여 진료량만 줄여서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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