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모바일 인수' 베트남 빈그룹에 무게추

'LG 모바일 인수' 베트남 빈그룹에 무게추

베트남 정부 '脫 피처폰' 정책 등 영향
美 시장 확대에 선진기술 확보 필요성도
구글·폭스바겐 등도 인수 시너지 노릴 듯

기사승인 2021-01-23 05:30:02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왼쪽)과 빈그룹 로고(빈그룹 홈페이지 갈무리).(사진=윤은식 기자)
[쿠키뉴스] 윤은식 기자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스마트폰 사업 매각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있다고 밝히자 국내외 전자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 2015년 '구글의 LG전자 인수 루머'가 나돌던 당시만 해도 LG그룹은 '사실무근'이라며 "루머에 일체 대응하지 않겠다"고 한 것과 상반된다. LG전자가 물밑에서 복수의 기업과 매각 타진 중에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지금까지 매수 후보군으로 구글, 페이스북, 폭스바겐, 빈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 업계는 빈그룹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베트남 기업인 빈그룹은 부동산개발, 리조트, 유통, 자동차, 스마트폰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최대 민간기업이다. 

빈그룹에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이 회사가 최근 스마트폰과 자동차 사업 중심으로 사업전환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빈그룹 계열사인 빈스마트가 LG전자 베트남 공장과 제품기술력을 확보하면 사업에 시너지가 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LG전자 베트남 생산공장도 빈스마트와 인접해 있다는 점도 작용한다.

올해 베트남 정부의 스마트폰 보급 확대 정책도 빈그룹의 LG스마트폰 사업 인수에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정부는 올해부터 4G·5G 스마트폰 보급을 위한 자국 내 보급형 스마트폰 생산 장려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11월 베트남 전문뉴스 인사이드 비나(INSIDE VINA)의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4G·5G 스마트폰 보급 가속을 위해 올해부터 2G·3G 피처폰 생산을 중단하고 자국 내 보급형 스마트폰 생산을 장려한다. 이를 위해 오는 2025년까지 국가 디지털 전환촉진에 대한 회람(시행규칙)이 올해 7월 시행된다.

정부 방침으로 빈그룹을 비롯한 베트남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피처폰 사용자들에게 스마트폰을 지원한다. 베트남 휴대폰 사용 인구는 지난해 9월 기준 880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고 이 가운데 8300만명에게 4G 통신망이 지원된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결론적으로 빈그룹은 자국 정부의 스마트폰 보급 확대 정책으로 스마트폰 생산량을 늘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다른 매수 후보군보다는 빈그룹이 LG의 스마트폰 사업 인수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빈스마트는 현재 미국 시장 진출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선진 스마트폰 제조기술 확보가 절대적이다. 미국 시장에서 삼성, 애플에 이어 시장점유율 3위인 LG스마트폰은 빈그룹 입장에서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는 14.7%로 삼성전자(33.7%), 애플(30.2%)를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빈그룹 이외 다른 인수 후보군도 LG 스마트폰 사업을 인수하면 사업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구글은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를 보유하고 있고 자체 스마트폰 브랜드 픽셀을 보유하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은 턱없이 낮다. 때문에 LG의 스마트폰 사업 인수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강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4년 인수한 자회사 오귤러스로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사업을 추진중인데 스마트폰사업을 인수하면 증강·가상현실 생태계를 넓힐 수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제조보다는 기술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인수에 뛰어들기보다는 스마트폰 관련 기술 확보 차원이라는 점에서 LG 스마트폰 인수에는 거리가 멀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독일 자동차기업 폭스바겐도 잠재 인수 후보군으로 꼽힌다.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스마트 모빌리티로 급전환하면서 이를 위한 스마트폰 기술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시너지를 노릴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LG전자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고 있다.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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