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금융투자업계 대상 규제 강화 기조에 금융투자업계에서 하소연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부동산금융과 파생결합증권, 대체투자 등 다방면에서 규제 수위가 높아지면서 투자시장 위축이 우려되고 증권사들이 버티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평가다.
금융당국은 최근 대체투자 규제 강화안을 내놨다. 해당 안에는 사전심사 의무화, 국내외 부동산 대체투자 시 반드시 현지 실사를 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최근 증권사들의 대체투자 자산 관련 리스크 우려가 불거진 것을 감안, 대비책을 마련한 것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투자건 관련 현지 실사가 쉽지 않아 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금투업계에 대한 압박 수위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높아지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도 사모펀드 및 파생결합증권 관련 권고 기준과 규제가 줄이어 나온 바 있다. 지난해 4월에는 판매사와 수탁기관, PBS(프라임브로커서비스) 증권사의 역할과 책임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 골자인 사모펀드 제도 개선 방안이 제시됐다. 해당 안에 따라 개별 금투업자는 사모펀드 운용 현황 건전성을 점검하고 감독당국에 보고할 책임을 지게 됐다.
이어 같은 해 7월부터 증권사 부동산채무보증비율 규제가 시작됐다. 또 같은 달 파생결합증권을 발행하는 모든 증권사에 대한 레버리지 및 유동성 비율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파생결합증권 건전화 방안'도 나왔다. 지난해부터 올해 연초까지 약 1년도 안 되는 사이에 숨 쉴 틈 없이 부담이 될 기준과 규제가 쏟아진 셈이다.
업계에서는 당국이 딱딱한 의무 기준 강화와 규제를 쏟아내면서 업계 현실을 고려하지 않아 투자 위축이 우려되고, 고충이 늘었다는 호소가 나온다. 한 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규제를 만들 때 업계 실무자들의 의견이 고려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지난해부터 집중적으로 쏟아진 규제들 속에 숨통이 막힐 지경이다. 대형사의 경우에도 규제가 느는 게 좋은 여건은 아니겠지만, 감당 가능한 인프라가 달라 큰 피해가 없을 수도 있다. 특히 소형사는 이런 규제가 쏟아지면 딜 끌어오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며 “해외 딜 진행 시에는 우리가 을인 경우가 많다. 깐깐해지는 국내 기준으로 인해 해외 업자는 차버리면 그만이고, 일방적으로 깨지는 딜이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도 “이번 대체투자 규제 강화 같은 불가피하게 비용이 오르고, 그 비용 부담은 결국 전반적 수수료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규제 강화만이 능사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말로는 시장 위축을 고려한다고 하는데, 먹거리 마련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업계 입장을 대변하는 금융투자협회에 대한 불만도 높았다. 업계 현실을 전달하는 역할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사실상 금융당국에 직접적으로 의견을 제시할 회의에 중소형사까지 불려갈 일은 많지 않다. 주로 금투협 측에서 불러다 회의는 하지만, 자리를 마련해서 업계의 실질적인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으면 제대로 전달이라도 해야 하는데 수렴 다 해갔다고 하면서 나오는 규제 수준을 보면 금투협이 전혀 일을 안 하는 것 같다. 형식적인 회의가 무슨 의미인가”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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