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사회의 주춧돌로 성장해 나가는 20~30대 청년들을 중심으로 부동산블루(blue)를 호소하는 이들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블루는 부동산과 우울감(blue)을 합친 신조어로 코로나블루에서 따온 말이다. 청년들이 부동산블루를 호소하는 배경은 노력과 결과가 이어지지 않는 현실에 있다. 최근 수년간 높아진 집값에 열심히 일해서 집을 장만하는 꿈이 점점 현실과 동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집값은 과연 얼마나 상승한 걸까. 서울 동대문 용두동의 24평형 한 아파트를 보면 지난해 2월 최고 실거래가는 9억 3500만원을 기록했다. 1년이 지난 올해 2월 해당 아파트의 실거래가는 10억 9700만원으로 치솟았다. 1년만에 집값이 1억원 넘게 올랐다. 서울의 아파트 중위가격도 지난해 1월 9억 1216만원에서 올해 1월 9억 6259만원으로 5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이는 2030세대가 1년에 적어도 5000만원, 1억원씩 돈을 모아야 집을 장만할 수 있다는 말이다. 사실상 월급을 모아 집을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냉엄한 현실 속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사태는 청년들에게 더 큰 충격을 선사했다. LH사태를 시작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국회의원과 공무원,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은 청년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평생 월급을 모아도 마련하기 어려운 집이나 토지를 내부정보를 이용해 손쉽게 마련하는 그들의 모습에 청년들은 우울함을 넘어 부러움을 느낀다는 반응까지 보였다. 이는 결국 청년들이 촛불을 들고 길거리로 나서 사회에 저항하는 행동으로 이어졌다.
정부도 이러한 사회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이에 ‘청년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거나 청년들에게 청약 기회를 확대하는 해법을 내놓았다. 다만 이러한 방안들이 청년 부동산 문제를 해결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임대주택은 유주택자와 벌어지는 자산격차를 잡지 못했으며, 청약은 높은 경쟁률에 ‘희망고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더욱이 정부 해법은 청년들이 정당한 노력을 통해 스스로 자신의 집과 토지를 마련할 방법을 여전히 제시하지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해법은 대출규제 완화다. 현재 도입이 추진중인 만기 40년짜리 청년·신혼부부 대상 주택담보대출이 대표적인 대출규제 완화 방안이다. 하지만 만기 40년짜리 주담대만으로 청년들에게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주기는 부족함이 있다. 여기에 취득세 감면, 금리 지원, 청약 자격 요건에 인근 직장 근무기간 추가 등 좀 더 적극적인 청년지원대책이 필요하다. ‘과한것 보다 조금 부족함이 낫다’라는 속담이 있지만 청년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리하더라도 청년들에게 내 집 마련 기회를 주는 것이 우리 사회의 저출생·고령화 문제는 물론 저성장 경제를 해쳐나가는 지름길이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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