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해군 함정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 CIWS가 국산화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간 우리 해군은 미국 레이시온사의 20mm기관포 팰렁스(Phalanx)와 네덜란드 탈레스사가 만든 30mm GAU-8 개틀링 포를 장착하고 있는 골키퍼(Goalkeeper) 두 종류의 CIWS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지만 한계에 달했다.
과거에는 아음속(시속 약 1100km) 수준의 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었는데, 근래에 개발된 순항미사일의 경우 최소 약 마하 3 이상으로 빨라졌기 때문이다.
이에 방위사업청은 CIWS-Ⅱ 개발사업에 약 320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30년 12월 개발 시제를 포함, 양산 완료를 목표하고 있다. 오는 7월 9일까지 제안서를 접수한 후 올해 안으로 사업을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방위사업청은 올해 3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업체주관의 CIWS-Ⅱ 체계개발기본계획을 승인한 바 있다.
방위산업업계는 이번 사업이 업체 주관으로 진행하는 만큼 개발 역량을 얼마만큼 보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업체 선정의 핵심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를 충족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곳으로 한화시스템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CIWS-Ⅱ는 함정의 두뇌 역할을 하는 전투체계가 통제한다. 이를 통해 정확한 표적을 확인하고 위협으로 판단하면 신속한 사격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도화되는 위협에 대응할 CIWS-Ⅱ는 이전 세대 장비와는 차별화된 기술력이 갖춰져야 개발이 가능하고, 해군함정을 보호해야 하는 최후의 장비여서 신뢰성이 있는 개발이 필수적이다.
한화시스템은 X-band 능동위상배열레이다(AESA) 개발기술, 함포사격 탄도계산 기술, 함정용 전자광학추적장비(EOTS) 및 함정 전투체계 개발분야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그동안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CIWS-II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X-band 레이다는 KF-X AESA 레이다와 동일하다. 미국, 유럽 등 일부 선진국에서만 보유하고 있는 첨단 기술이다. 이를 탑재한 CIWS는 먼저 레이다로 표적을 잡는다. 골키퍼나 팰렁스의 기계식 레이다와는 달리 AESA가 탑재돼 극초음속 미사일을 전방위로 정밀하게 탐색하고 추적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작고 고속으로 움직이는 수상 표적에 대한 정밀한 사격을 할 수 있다.
한화시스템이 국내 기술로 최초 개발한 EOTS는 자체적으로 표적을 탐지 및 추적해 사격이 가능하도록 성능을 높였다. 특히 비용도 기존 운용 중인 수입품보다 3분의1 수준으로 절감했다. 이에 CIWS 개발 면에선 한화시스템이 경쟁사보다 앞서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한화시스템이 CIWS-II 개발에 성공한다면 한국형 차기호위함(FFX-Ⅲ) 장착을 시작으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미래 항모인 경항공모함(CVX) 등에 탑재돼 우리 해군에 근접방어능력 향상과 해군 장병들의 생존성도 한층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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