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마스크는 바이러스를 막아주는 방패이자 민낯을 가려주는 편리한 도구였다. 지난 1년 반 동안 마스크를 내 몸의 일부처럼 쓰고 다니다보니 ‘하루빨리 마스크를 벗고 싶다’던 사람들의 반응도 제각각이다. 어떤 이들은 민낯을 드러낸다는 것에 대해, 어떤 이들은 코로나 유행이 악화될까봐 마스크 벗기를 두려워하고 있고, 어떤 이들은 ‘백신’ 접종이 곧 마스크 착용과 같다고 여기며 코로나 이전 생활을 즐기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우리는 백신이 개발되기 전 세 차례의 코로나 대유행을 겪었다. 당시 기댈 수 있는 것이라고는 ‘마스크 착용’이 유일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심지어 밀폐되고 밀집한 환경에서도 마스크 착용의 예방효과가 확인됐기 때문에 정부와 의료계에서도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알리려는 노력을 지속해왔다.
이제는 ‘백신’이라는 도구에도 기댈 수 있게 됐다. 마스크 착용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마스크 벗기를 두려워하면서도 벗을 때를 대비해 여행을 계획하고 화장품을 사고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것은 일상복귀를 바라는 국민들 속내를 보여준다.
다만, 정말로 코로나 유행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고 싶다면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 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일례로 서울의 음식점 등에서는 접종을 완료한 중년들이 무더기로 입장해 본인을 사적모임 인원 수에서 제외시켜달라고 요청하는 사례가 있다고 한다. 편의점 등 다수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장소에서도 접종을 완료했다는 이유로 마스크를 벗는 이들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고작 전 국민의 30% 정도만이 1차 예방접종을 완료했을 뿐이다. 백신의 예방효과는 100%가 아니며 돌파감염, 변이 바이러스라는 변수도 존재한다. “아직은 이르다”는 감염병 전문가들의 반대에도 정부가 백신 인센티브와 새 거리두기 개편안을 적용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국민을 위한 일에는 국민 참여가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의 우려, 정부의 부담감을 불식시킬 수 있도록 실내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손씻기 등 기본 방역수칙을 준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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