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Pick] 불처럼 뜨거웠던 김제덕, 얼음처럼 냉정했던 안산

[올림Pick] 불처럼 뜨거웠던 김제덕, 얼음처럼 냉정했던 안산

양궁 혼성전서 네덜란드 꺾고 한국 첫 금메달 선사
17세 김제덕은 한국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로 올라서

기사승인 2021-07-24 17:31:54
결승전 승리를 자축하는 김제덕(왼쪽)과 안산(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양궁 남매’ 김제덕(17)과 안산(20)이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김제덕과 안산은 24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양궁 혼성전 결승전에서 네덜란의 스티브 바일러-가브리엘라 슐뢰서 조를 세트포인트 5대 3(35-38, 37-36, 36-33, 39-39)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대표팀 막내 김제덕과 안산은 처음 출전한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기염을 토했다. 아울러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양궁 혼성전 첫 금메달리스트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더불어 김제덕은 한국 남자 양궁 역사상 최연소(17세 3개월)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앞서 가장 어린 나이로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는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 참가했던 정재헌이다. 정재헌은 당시 18세 1개월 나이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제덕은 이번 금메달로 기록을 깼다.

김제덕은 과거 SBS의 '영재발굴단'에 '양궁 신동'으로 출연하는 등 어린 시절부터 이미 두각을 드러냈다. 이후 꾸준히 기량이 발전한 김제덕은 이번 선발전에서 내로라하는 대표팀 선배들을 꺾고 3위를 기록, 생애 첫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안산 역시 한국 양궁을 대표할 차세대 유망주였다. 전남체중 2학년 때부터 두각을 나타냈고, 3학년 들어 문체부장관기에서 전 종목 우승(6관왕)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7년 광주체고 진학 후,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유스세계선수권대회 혼성전 은메달을 시작으로 2018년 아시안컵 3차대회 개인전 은메달, 2019년 WA현대월드컵 4차대회 개인전 금메달을 따면서 각광을 받았다.

대표팀 막내인 두 선수는 지난 23일 열린 개인 랭킹전에서 남녀 부문 각각 1위에 오르면서 혼성전 출전 자격을 얻었다. 이번 대회 처음 신설된 혼성 부문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두 선수는 올림픽 양궁 사상 최초 3관왕에 도전할 기회도 잡았다.

김제덕과 안산은 대회 내내 완전 다른 모습을 보였다.

‘막내’ 김제덕은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낙천적이지만 게으르지 않고, 거침이 없지만 꼼꼼하다. 무엇보다 한 발, 한 발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대범함을 타고났다. 경기 진행 중에도 ‘파이팅’을 크게 외치며 분위기 메이커를 역할을 했다. 좋은 점수를 내고 나면 굉장히 기뻐하며 환호했다.

반면 안산은 상당히 침착한 모습이었다. 김제덕의 엄청난 기합에도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상대가 높은 기록을 내 자칫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활 시위를 당겼다. 본인의 실수에도 침착하게 다음 화살을 준비했다.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김제덕을 이끌었다. 김제덕은 “누나를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말할 정도였다.

두 선수의 융화가 결승전에서 빛을 냈다. 1세트에서 1세트 상대의 2연속 10점에 기세를 빼앗겼지만, 2세트에서 3번째 화살까지 1점 차로 끌려가던 한국은 안산이 10점을 적중시켜 경기를 뒤집었다. 한국은 승점 2점을 가져오며 균형을 맞췄다.

3세트에서 네덜란드의 실수로 주도권을 잡은 한국은 4세트에선 네덜란드와 동점을 이루면서 승점 5점을 먼저 획득,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양궁 역사를 새로 쓴 이들은 이제 대회 3관왕에 도전한다.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낸다면 올림픽 양궁 사상 첫 3관왕이라는 이정표를 세울 수 있다. 오는 25일에는 여자, 26일에는 남자 단체전이 펼쳐진다. 이후 27일부터는 개인전이 열린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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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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