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선친인 김종희 한화그룹 회장 별세로 29세의 젊은 나이에 그룹 총수에 오른 김승연 회장이 1일 취임 40주년을 맞았다.
취임 당시 '어린 나이에 대그룹을 제대로 이끌 수 있겠느냐'는 재계의 우려와 달리 김 회장은 취임 40년 동안 계열사 19개에서 83개, 자산 7548억원에서 217조원, 매출 1조1000억원에서 65조4000억원의 대기업으로 성장시켰고 최근 방위사업과 화약으로 이뤄지는 전통의 경영 포트폴리오에서 우주항공으로까지 경영을 확대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김 회장은 '신용'과 '의리'의 대명사다. 아버지인 김종희 회장의 '신의정신'을 이어받아 사람 중심의 경영철학을 소신으로 여긴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신년사마다 빠지지 않고 '신뢰'와 '의리'를 강조해 왔다.
"'고객과 한번 맺은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신용과 '한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이라는 의리로서 고객들을 한화의 열광적인 팬으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2006년 신년사에서>
김 회장의 신용과 의리 경영은 한화그룹 경영 곳곳에서 묻어 나온다. 2005년 당시 김인식 한화이글스 감독이 뇌졸중으로 쓰러졌고, 구단은 감독 교체를 시도했었다. 하지만 김 회장은 김 감독의 교체를 단호히 거절한 것으로 알려진다. 김 감독은 그해 한화이글스를 3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았다.
또 한화그룹이 삼성의 방위산업과 석유화학 부문을 인수하면서 삼성 직원을 100% 승계했다. 처우와 복리도 삼성에서 받던 수준 그대로 유지했다.
외환위기 때는 정유 사업 부문을 현대정유에 넘겨야 했는데 김 회장은 손해를 볼지언정 단 한명도 해고하지 말아 달라는 부탁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이라크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회를 먹고 싶어한다는 소리를 듣고 광어회 600인분을 비행기로 공수하기도 했다. '신의 경영'을 온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유일무이한 총수라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김 회장은 40년 도약을 발판 삼아 한화가 글로벌 초일류 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한화는 현재 항공우주, 미래 모빌리티와 친환경에너지, 스마트 방산과 디지털 금융 솔루션 등 100년 기업 한화를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특히 김 회장은 글로벌 저 탄소 경영 확대로 친환경 발전 사업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한화는 그린수소 에너지 분야에서 효율을 높인 수전해 기술 개발, 수소 운반을 위한 탱크 제작 기술 확보 등에 나서고 있다.
방산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의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첨단 기술의 적용 및 무인화 등 지속적 연구 개발을 통해 스마트 방산으로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아울러 국내 최초 디지털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을 비롯해 다양한 디지털 솔루션을 기반으로 금융 생활의 변화도 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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