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니 라바라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배구 브라질과 준결승에서 세트 스코어 0대 3(16-25 16-25 16-25)로 패배했다.
8강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터키를 잡고 올라온 한국은 4강에서 브라질을 만났다. 예선 첫 경기에서 브라질을 만나 0대 3으로 패배한 전적이 있어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 브라질은 ‘도핑 적발’로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주포’ 탄다라 카이세타가 도핑 테스트에 적발되며 한국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카이세타는 브라질의 핵심 공격수로 한국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10득점을 올린 바 있다.
탄다라가 없어도 브라질의 벽은 너무 높았다. 기본적인 기량에서 차이가 났다. 브라질의 공격에 한국의 수비는 튕겨 나갔다. 수비가 불안해지자 공격도 무더졌다. 블로킹 수에서 3대 15로 열세였다.
페르난다 로드리게스와 구이마레스 등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공백을 메웠다. 특히 페르난다는 17득점(공격 성공률 52.17%)를 올리면서 한국에 비수를 꽂았다.
석연치 않은 판정도 있었다. 1세트 15-21에서 상대 공격수의 터치아웃 득점 판정에 관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는데, 심판은 판독을 진행하지 않고 그대로 넘어갔다.
이후 정지윤이 공격하는 과정에서 포히트 범실이 나왔는데, 라바리니 감독이 이전 플레이에서 왜 비디오 판독을 하지 않았냐고 항의하자 주심이 갑자기 정지윤의 플레이에 대해 판독을 시행하는 어이없는 일이 나왔다. 브라질의 엄청난 맹공에 선수들의 표정도 점점 어두워졌다.
한국은 경기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상대의 기세에 눌리지 않았고, 몸을 사리지 않았다. 코트 위로 몸을 날리는 열정까지 보였다. 주장 김연경도 “끝까지 하자”며 선수들을 위로했다. 벤치에서도 득점이 나올 때마다 환호하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매치 포인트가 됐어도 선수들은 몸을 날려 한 점이라도 더 얻어냈다. 이미 승기가 기운 뒤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여자배구 대표팀의 집념과 투지는 박수 받아 마땅했다.
결승 진출에 실패한 한국은 동메달 결정전을 나가게 됐다. 동메달 결정전 상대는 미국에 패배한 세르비아다. 한국은 세르비아와의 역대 상대전적에서 4승 12패로 크게 뒤지고 있다. 동메달 결정전은 대회 최종일인 오는 8일 오전 9시에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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